95년 수출 시작…한국 배 위상 세계에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아산원예농협은 1995년 배 수출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 인도 등 10개국에 배를 수출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이 구본권 아산원예농협 조합장, 왼쪽이 이운휘 상무.

배는 한국 신선농산물 수출을 이끌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배는 2020년 11월 누계 기준 2만699톤, 6165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거뒀다. 한국 배가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이유는 서양 배에 비해 당도가 높고 아삭한 식감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산원예농협은 1995년부터 배 수출을 시작하면서 한국 배의 위상을 세계에 떨치고 있다.

농가 설득해 수출시장 개척
대만 시작, 미국은 물론
까다로운 인도까지 진출 쾌거


아산원예농협은 1995년 대만으로 배 수출을 처음 시작했다. 당시 수출을 통해 농가소득을 높이고자 추진했지만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바이어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농가 설득에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수출이 한국 배 산업의 미래가 될 것이고, 농가의 소득에도 도움이 된다며 설득을 거듭했다. 또 대만 현지에서 아산 배를 알리기 위해 매년 바이어를 통해 현지 판촉을 꾸준하게 이어온 결과 수출에 성공했다.

대만 수출에 성공한지 5년이 지난 2000년에는 미국 수출도 이뤄졌다. 대만 수출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농무부(USDA)로부터 수출단지 지정을 받으면서 본격 수출에 나섰다. 미국과 대만의 수출 경험은 다른 나라로 수출이 이어졌다.

대표적인 국가가 수출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인도다. 인도에 배를 수출하려면 수확 후 40일 동안 저온저장고에 보관을 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저온저장고는 외부 노출을 금지하기 위해 출입문을 봉인한다. 이는 수확 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생산 단계에서는 미국의 까다로운 수출단지 지정, 인도의 까다로운 수확 후 관리를 인정받은 아산원예농협의 배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10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그 결과 2016년 300만달러 수출탑, 2017~2018년 400만달러 수출탑, 2019년 5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700만달러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구본권 아산원예농협 조합장은 “해외 바이어들이 1995년부터 수출한 경험과 아산 배의 뛰어난 품질을 인정하고 있다”며 “생산단계부터 저장까지 철저한 관리는 아산 배의 자랑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거점산지유통센터 운영
생산부터 저장까지 철저 관리
색택·외관 꼼꼼히 따져 선별
깐깐한 재배방법도 자랑


아산원예농협의 배가 해외에서 인정받게 된 또 다른 이유는 거점산지유통센터(APC)다. 2012년 준공한 아산원예농협 거점산지유통센터(APC)는 2만9300톤의 연간 처리능력과 2600톤의 저장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230명 회원 농가로부터 입고된 배를 까다롭게 선별한다. 12브릭스 이상, 신고배 고유의 색택과 외관을 갖춘 것만 선별해 수출용으로 구분한다. 이렇게 까다로운 선별을 거친 수출용 배는 외부 공기를 최대한 차단한 저온저장고에 저장된다. 대부분 저온저장고가 온도만 조절하는 방식이지만 아산원예농협 거점산지유통센터는 안개분사 형식으로 습도까지 조절이 가능한 항온항습 시스템을 갖췄다.

이운휘 아산원예농협 상무는 “거점산지유통센터를 설립하고 농가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해외에 수출하는 배를 까다롭게 선별할 수 있어 해외 바이어들에게 입소문도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출농가의 깐깐한 재배방법 관리도 빼 놓을 수 없다. 아산원예농협에서 수출국에 적합한 농약을 처방해 공급하는 것은 물론 국내 검역관과 현장을 수시로 방문한다. 이 과정에서 수출 재배방법을 따르지 않을 경우 수출농가에서 과감히 제외한다. 이러한 노력 끝에 수출농가는 모두 GAP 인증을 받았고, 13명의 농가는 글로벌 GAP 인증까지 받았다. 글로벌 GAP 인증 농가는 앞으로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구본권 조합장은 “미국에 20년 동안 수출한 노하우와 뛰어난 저장시설을 갖춘 아산 배를 해외 바이어와 소비자들이 언제든 찾아주길 바란다”며 “앞으로 당도가 높고 아삭한 식감이 뛰어난 한국 배를 유럽 소비자들이 맛 볼 수 있도록 유럽 수출에도 도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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