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 폐사체가 충청, 경북, 경기 남부와 인접한 강원도 영월군에서 발견된데 이어, 지난 5일에는 설악산 아래인 양양군에서도 나오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전국 확산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비발생지역 양돈장을 중심으로 한 확산 방지와 기존 방역 조치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개선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4일 현재 12곳서 확진 판정
차단 광역울타리 밖으로
62km 이상 벗어나 남하
전국 확산 위기감 고조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는 지난해 12월 28일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신일리에서 발견한 멧돼지 폐사체가 31일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으로 확인되고, 지난 1월 1일에도 최초 발생지점 반경 1km 내에서 감염 멧돼지 6마리를 추가 발견해 긴급 방역조치를 주진했다고 밝혔다. 또한 4일 양양군 서면 내현리 야산에서 발견한 야생멧돼지 폐사체도 검사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아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시군은 12곳으로 늘었다.

이 같은 영월, 양양군의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 발생이 심각성을 띠는 것은 두 지역 모두 야생멧돼지 차단 광역울타리를 벗어난 곳인데다, 타 지역 전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데 있다. 영월군의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 발견 지점은 기존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 개체 발견 지점과 82km나 떨어져 있고, 정부가 설치한 광역울타리 밖으로 62km 이상 벗어나 상당히 남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원주와 제천, 태백, 평창, 정선, 단양, 영주, 봉화 등과 인접해 강원도 전역은 물론, 충청·경기남부·경북 지역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입 위험성이 커졌다.

양양군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 멧돼지 발견 지점은 기존 발생지와 직선거리 35km 정도로,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설악산이 가로막고 있다. 설악산은 전문가들이 그동안 아프리카돼지열병 전국 확산을 막을 마지막 차단선으로 생각해 온 곳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설악산을 넘었다는 사실은 전국적인 확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역대책 개선 방안은

비발생지역 양돈장 중심
확산방지 대책 수립
멧돼지 포획, 개체수 줄이고
포획 시료 전수검사 전환을


이러한 상황에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 발견 지점 인근 10km 방역대 내 양돈 농가를 대상으로 이동제한, 집중 소독, 분뇨 타 지역 반출·입 제한 등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또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예방을 위해 양성개체 반경 3km 내 농장에서 사육하는 모돈은 출하 전 전수 검사를 실시하고, 반경 500m 내 농장은 3개월, 3km 내 농장은 1개월 동안 모돈 입식을 제한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영월군 및 인접 12개 시군을 대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위험주의보’를 발령하고, 이 지역 양돈장 내 축산차량 진입 제한, 전실 설치 등 방역 수준을 강화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금은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 단순 확산에서 전국 확산 기로에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개선한 방역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수의사회 재난형동물감염병특별위원회는 “환경부의 멧돼지 관리는 ‘접경 지역 확산 방지’에서 ‘비발생 지역 양돈장 중심의 확산 방지’로 전환해야 한다”며 “양돈 농가를 중심으로 바깥쪽 멧돼지를 포획해 나가면서 개체수를 저감하고, 포획 멧돼지 시료는 전수검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존 방역 조치에 대한 실제적인 상황 점검이 필요하다”며 “개선해야 할 부분은 바로잡아 방역 실효성을 높이고, 방역 시설 개선에 대한 정부 지원도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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