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김창섭 피쉬빌 대표가 경기도 화성에 설치하고 있는 ‘아쿠아포닉스’ 시설. 순환여과양식시스템으로 장어를 양식하고 여과를 통해 나온 유기물로 채소를 키우는 실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중앙내수면연구소·피쉬빌
양식에 사용한 물 버리지 않고
여과처리해 사육수로 재사용
수량 감소·환경민원 대응 기대

경기도 가평에 소재한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가 최근 무지개송어 양식에 특화된 ‘순환여과양식시스템’을 민간업체인 피쉬빌과 함께 제안해 관심을 끌고 있다. 순환여과양식시스템(RAS, Recirculating Aquaculture System)이란 양식에 사용한 물을 버리지 않고 여과 처리해 재사용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수과원과 피쉬빌이 무지개송어 순환여과양식시스템 개발에 나선 이유는 무지개송어 양식에 필수적인 계곡수나 지하수의 량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사육수 배출에 대한 환경민원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무지개송어 양식은 계곡수나 지하수를 양식장에 공급하고 이를 흘려보내는 방식인 유수식이 많다. 유수식의 경우 공급할 수 있는 물의 양이 많을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량이 줄어들면 양식이 어렵게 된다.

무지개송어 순환여과양식시스템에서 설계도를 제안한 김창섭 피쉬빌 대표는 “송어는 기본적으로 차가운 물에서 양식이 가능한데 물의 양이 줄어들면 수온이 올라가게 된다”면서 “기후온난화와 집중호우로 수온상승과 평균적인 수량 감소 현상이 전국적으로 발생하면서 송어양식어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물 부족으로 유수식 무지개송어 양식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 이외에도 또 다른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바로 환경민원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중앙내수면연구소 연구참여자들은 이에 대해 “환경적인 측면에서 강화된 기준들이 속속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고, 앞으로도 이런 규제들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지난달에 개최된 순환여과식양식시스템 설명회에 20명 넘는 양식어민들이 참석했는데, 이는 유량 감소로 인한 사육 상의 문제와 환경 측면에서 현재 송어양식어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피쉬빌이 제안한 순환여과양식시스템은 사육수로 사용한 물을 여과기로 보내 이물질을 여과하고 이를 다시 사육수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유수식과 다른 점은 여과시설을 통해 사육수에 섞여 있는 찌꺼기를 걸러내 다시 사용한다는 점과 걸러진 찌꺼기는 별도로 처리해 환경부화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김창섭 피쉬빌 대표는 “순환여과양식시스템 기술의 핵심은 여과시설이 차지하는 공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라면서 “일반적으로 양식면적보다 더 큰 면적에 여과시설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 경우 부지이용률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무지개송어 양식도면에서 제시한 여과시설은 차지하는 면적비중을 30%대까지 줄인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단점은 기존 유수식에 비해 설치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라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본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기존에 설치된 유수식 양식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설치비용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변형된 설계도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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