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김치연구소 이종희 박사팀
유용 물질 ‘오르니틴’ 생성 과정
고춧가루 첨가 상관관계 밝혀
‘와이셀라 속 유산균’ 10배 쑥


김치에 들어가는 고춧가루가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세계김치연구소 신공정발효연구단 이종희 박사 연구팀은 김치에 생성되는 유용 물질인 ‘오르니틴’이 ‘고춧가루’ 첨가 여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고 7일 전했다.

오르니틴은 암모니아와 같은 질소 노폐물을 제거하는 물질로서 암모니아로부터 요소를 생성해 체외로 배출하는 경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으로 운동기능 향상,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다. 특히 오르니틴은 암모니아 배설을 가속화 시키므로 음주 후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농도의 오르니틴은 간성혼수 치료에 활용되기도 한다.

세계김치연구소에 따르면 김치는 배추, 고추, 마늘, 젓갈 등 다양한 원료로 만들어지며, 이들 원료가 가진 수많은 유기물은 유산균에 의한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대사산물을 만들어낸다. 이중 고춧가루는 김치 고유의 붉은색과 매운맛을 담당하는 재료로만 알려져 있을 뿐, 고춧가루 첨가에 따른 김치의 영양학적 우수성을 증명한 연구결과는 많지 않았다.

이에 세계김치연구소 이종희 박사 연구팀은 나박김치의 고춧가루 첨가에 따른 미생물 군집 변화와 대사산물의 변화를 동시해 분석, 고춧가루 첨가 여부에 따라 김치의 유산균 분포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고춧가루를 첨가한 김치에는 첨가하지 않은 김치보다 ‘와이셀라 속’ 유산균이 10배 더 많이 나타났다. 와이셀라 속 유산균은 김치 발효에 관여하는 주요 유산균  3가지(락토바실루스 속, 와이셀라 속, 류코노스톡 속) 중 하나로 아미노산인 ‘아르기닌’을 분해해 ‘시트룰린’과 ‘오르니틴’을 생성하는 능력이 다른 미생물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결과 김치를 담근 직후 1~2주 동안 발효 과정에서 고춧가루 첨가로 증가한 와이셀라 속 미생물이 약 75~120배 정도 많은 오르니틴을 생성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고춧가루가 단순히 매운맛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김치 유산균의 생육에 영향을 미치고 최종적으로 대사물질 생성을 조절한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김치에 들어있는 고춧가루가 발효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최학종 세계김치연구소 소장 직무대행은 “이번 연구를 통해 김치 발효 중 오르니틴 생성 증가의 원인을 밝혀냈다”며 “앞으로도 김치가 세계적인 건강식품이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본 연구결과는 식품과학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인 ‘LWT-Food Science and Technology’ 10월호 온라인판에 개재됐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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