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가 지난 15일 ‘희망을 만드는 농어촌 여성정책 포럼’을 개최했지만 부실한 진행과 토론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발족식 이어 마련된 토크쇼
여성농 정책 가늠 기회였지만
대담 절반을 단체 소개로 허비 
“시간에 쫓겨 준비한 말 다 못해” 
성평등 관련 내용도 손에 꼽혀

올해 말까지 3번 더 포럼 진행
대담 늘려 세부적 논의 힘써야


여성농업인들의 높은 기대 속에 개최된 ‘희망을 만드는 농어촌 여성정책 포럼’이 부실한 행사 진행과 토론 내용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코로나 19의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지난 15일 국회에서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이하 농특위) 주최로 진행된 ‘희망을 만드는 농어촌 여성정책 포럼’에는 관계 기관이나 전문가 외에도 다수의 여성농업인들이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포럼 발족식에 이어서 진행된 토크쇼는 향후 여성농업인 관련 정책 수립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인 까닭에 참석자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 같은 높은 관심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행사 진행과 토의 내용이 미흡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문제점으로 시간 배분의 실패와 여성농업인의 현장 의견 수렴 부재를 꼽았다.

토크쇼에서는 김둘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성평등한 농어촌 사회 구현’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김영란 포럼위원장이 사회를 맡고 각 여성농업인단체와 농림축산식품부, 전국 먹거리연대 등에서 나와 ‘농어촌에서 당당한 여성이 되는 길’을 주제로 대담이 진행됐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주제발표 내용이 참석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가장 중요한 대담의 경우 전체 진행 중 절반이 각 단체에 대한 소개가 이뤄졌고 정작 중요한 문제 제기와 대안 제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평가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포럼 참석자는 “포럼의 첫 주제인 ‘성평등’과 관련돼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한 대담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면서 “나머지 대담자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단체를 소개하고, 단체가 진행 중인 사업을 자화자찬하는 형태로 이야기해 굉장히 아쉬웠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포럼에 참석한 여성농업인 중에는 방청객 질의응답을 위해 멀리서 온 사람들도 더러 있었는데 결국 아무것도 묻지도 못한 채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대담자로 참여한 한 여성농업인단체 관계자도 아쉬움을 표했다. 농업·농촌 내에서 성평등을 위해 지금까지 어떠한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 계획까지 문서로 작성해 대담에 참석했지만 짧은 대담 시간으로 인해 준비해온 내용의 절반 밖에 이야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당 관계자는 “시나리오 상에는 대담 후반부에 발언 기회가 더 있었기 때문에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를 미뤘는데 시간에 쫓겨 결국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면서 “결국 부족한 시간 때문에 포럼 자체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명확히 파악할 수 없는 대담이 됐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이어 “다음에 열리는 포럼 때에는 주최 측이 대담 시간을 늘리고 계획된 시나리오대로 진행했으면 한다”면서 “어렵게 마련된 포럼인데 설립 취지에 맞게 잘 진행돼 여성농업인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농특위는 해당 사항들을 수렴해 향후 진행될 포럼을 보완한다는 입장이다. 농특위에 따르면 포럼은 올해 말까지 3회 더 진행된다. 이번에 진행된 포럼이 전체 기조인 ‘성평등한 농어촌 사회 구현’이었다면 앞으로는 ‘여성농어업인의 지위 및 권리 향상’, ‘직업 역량 강화’, ‘삶의 질 향상’ 등을 주제로 더 세부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포럼이 진행될 것이라는 게 농특위 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임성규 농특위 농어촌정책팀장은 “이번 포럼은 발족식과 함께 토크쇼가 진행되다보니 내용보다는 행사성과 상징성에 무게를 더 두게 됐다”면서 “앞으로 진행될 3번의 포럼에서는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보다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주제로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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