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농촌에서는 50대는 청년이요 70대는 한창이다. 골목길, 아이들의 재잘거림도 끊어진지 오래다.나름대로 땀흘려 일했고 정직하게 살아왔건만 한숨 끝에 빚만 늘어가고 있다. 정부자금 줘 소 입식하게 해 놓고 생우수입해 가격폭락시키고 쌀 전업농 육성시켜 농지구입자금 풀어 농지규모 확대 시켜놓고, 20년 할부로 갚을 이자에까지 세금을 물렸다. 국가가 존재하는 한 식량안보 차원에서 지켜주겠다던 쌀농사마저 정부 스스로 고삐를 놓아버렸다.‘국민의 정부’ 누가 지어준 이름인지 곱기만 한데 하는 일은 어찌 그리도 이름값을 못하는지. 5년전 높은 자리에 오르신 그 어른은 농가부채 탕감 운운하면서 농민의 표를 훔쳐갔다. 임기 5년 내내 농정은 성공하지 못했고 우리 농민들은 철저히 외면 당했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마저 서둘러 매듭을 지었다. 우리 농민들이 언제 부채탕감을 바랬나? 졸랐나? 다만 오늘날 이 초저금리 시대에 맞는 금리를 적용하고 빚을 갚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는 것 뿐이다. 이는 우리 농민들이 요구할 수 있는 당연한 사안이며 정부는 책임을 다할 의무를 지고 있다.어느 관료 출신 변호사님은 전화 한통으로 1억원의 수임료를 올리고 서방 잘 만난 사모님께서는 뇌물로 받은 수천만원 짜리 밍크코트를 걸치고 혈세로 조성한 공적자금은 눈먼 돈으로 변해 시궁창으로 흘러들고, 대통령 아드님은 검은 돈 받은 기업에 특혜를 주고…. 이 모든 뉴스들이 우리를 슬프게 하고 있다. 어느 놈의 자식이 법은 만민에 평등하다고 했는가? 지난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님들의 달콤한 공약들이 소쿠리로 뿌렸다. 수많은 공약은 차치하고 당선된 분의 중대공약들은 꼭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 그 중대 공약들이 거짓말이 된다면 이는 분명 대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많지 않은 농지에 금년에는 무엇을 심어야 돈을 만들지,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우리 농민들은 허둥대고 있다.일년 사계절 철따라 고운 꽃피고 새들 노래해도 언제한번 예쁘고 곱다고 느낀적 있었던가? 이제 며칠 있으면 전국에 흩어진 우리 가족, 자식들이 또 몰려온다. 고생길 마다않고 찾아온다. 우리는 그들에게 향수 어린, 그들이 그리는 그런 고향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늘 죄스럽고 미안하다. 그나마 고향이라고 언제까지 찾게 해주고 반겨줄 수 있을지 걱정스럽고 또 오래도록 이 아름다운 풍속이 먼 후손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럽다.<김이환/경북 영주시 안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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