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10년 전은 나의 인생에서 일대 중요한 전환점을 맞은 시기였다.서울이란 대도시에서 살다가 지금의 남편과 맞선을 보고,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혼과 함께 천안시 광덕면 신덕리 시골로 이주해 온 것이다. 처음엔 시골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시골 사람들의 인심 또한 도시화 돼 무척 안타까웠으며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그러나 남편과 함께 해 온 벼농사와 양계업, 양록업 등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줬고, 공기 맑고 깨끗한 환경 속에서 아름다운 농촌을 누리게 끔 해줬다. 특히 한여농천안시 광덕면회를 2년 동안 이끌면서 독거노인들에게 봄에는 도배를, 초겨울에는 김장 담가주기 등의 활동을 펼쳐 온 일들은 과거 도시 생활에서 상상할 수 없는 좋은 추억거리이다. 하지만 농촌 지역에도 남녀차별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농사일의 반은 여성이 하고 있고 자녀교육, 시부모 모시기, 환경운동 등 농촌 생활에서 여성들의 역할은 매우 크다. 뿐만 아니다. 서울 및 대도시에서, 고속도로 위에서 머리띠를 두르고 소리를 지르며 울부짖었던 농민집회에도 여성 농민들은 언제나 함께 했다.그런데 얼마 전 김장을 담가 면직원들과 함께 독거 노인 등 불우이웃들에게 준 일이 있었다. 이들 독거 노인은 물론 면 직원까지도 ‘한여농’ 이란 단체를 모르는 것이 아쉬웠다.지금까지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반성하며, 앞으로 농촌 사회에서 여성들의 존재를 찾는 데 다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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