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는 전력사업 구조개편에 의한 경쟁체제가 도입됨에 따라 현행 용도별 차등제의 전기요금 체계를 경쟁체제에 적합한 원가 위주의 요금체계로 바꾸어 나가겠다고 한다. 요금 개편안은 전력 사업이 적자가 발생하여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행 요금을 인상시키자는 것도 아니다. 한국전력이 2001년에 올린 경영 흑자는 1조 8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어려운 농업현실 외면한 개편안목적은 앞으로 다가올 민영화에 대비해 그동안 정책적 배려에 의해 전기 요금을 덜 내던 산업계와 농민들에게도 전력사업의 평균 원가회수율 106%(산업용 96%, 농사용 48%) 수준으로 끌어 올려 다 받아 내겠다는 계산이다.결국 산업계와 농민들이 요금을 더 내 도시의 대형상가와 빌딩, 일반주택 수용가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셈이다. 따라서 이번 개편안대로 결정될 경우 전체 전력소비량의 20%나 사용하는 대형상가와 빌딩 소유자 등은 20.4%의 요금 인하로 가장 많은 혜택을 받는 수혜자가 되고, 불과 2.3%의 농사용 전기를 쓰고 있는 농민들은 120%나 되는 대폭적인 요금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요금 차등화 필요성 검토 마땅전력사업은 국가의 중추적 기간산업으로써 그 운용 방향에 따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민영화에 따른 경쟁체제에 대비해 합리적인 요금체계 개편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수긍이 가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에 내놓은 개편방안의 농사용 전기요금에 대한 연구검토는 어려워진 농업환경이나 농민의 처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너무 소홀히 다룬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요금 개편을 위한 연구라면 지금까지 농사용 전기 요금을 원가 회수율의 25.7 ∼ 51.1%(평균 48%)에 해당하는 낮은 요율로 책정하지 않으면 안되었을 배경과 요인이 무엇이고 그간에 어떠한 상황변화가 있었는지의 조사 분석 자료를 토대로 했어야 되리라 본다. 그러나 농사용 개편안은 요금 인상요인이 될만한 자료를 근거로 하였다기 보다는 현행 농사용 요금은 공급 원가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어서 과도한 용도별 요금격차 발생의 주요인이므로 농사용 요금 적용대상은 관개용 양·배수 시설로 제한하고 그 외의 육묘, 밭작물 재배, 축산, 양어장 등의 요금은 현실화 하겠다는 것이 전부다. 단순히 정책적 배려에 의해 차등 요금을 부과하던 것을 평준화하기 위해 산술식 계산에 의한 수치 제시에 불과하여 합리성이나 타당성을 찾을 수 없다.그동안의 정책적 배려 상황을 전면 무시하고 전후 판단없이 120% 인상이라는 큰 수치를 서슴없이 제시 한다는 것은 농업, 농민을 경시하는 처사이며 농민들이 받는 충격이나 타격을 너무 간과한 것이다.○공청회서 농촌현실 반영 노력을마침 앞으로 공청회를 개최해 각계 의견 수렴을 한다고 하니 연구진에서는 농사용 전기를 사용하는 현장을 방문해 어렵게 농사짓고 있는 농민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많은 느낌과 함께 판단이 내려질 것이다. 농업경영에 기본 요소가 되는 농가교역 조건을 보더라도 지난 1995년을 100으로 보았을 때 2000년에는 86%로 나빠졌다. 이처럼 농산물 판매가격 지수보다 농산자재나 노임 등의 구입가격지수가 높아 농업 소득율도 1995년의 65.4%에서 2000년에는 55.8%로 떨어졌고 이에 따른 실질 농가소득도 21,803천원에서 18,096천원으로 줄어든 상황이 농촌의 현실임을 말해 주고 있다.작년 8월부터 진행된 개편 작업에 대한 정보를 농림부를 비롯한 많은 관련기관·단체가 있는데도 미리 알아서 대처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아직 확정되지 않은 하나의 안으로 내 놓은 것이므로 늦지는 않다고 본다. ○농가 2300억 추가 부담 막아야농사용에 대한 교차 보조 지원 금액이 자그마치 연간 2900억원으로 이번 개편안대로 결정될 경우에는 해당 농민들은 약230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금년도 농림 예산 중 보조금 규모가 큰 논농업직불금 3900억원과 비교할 때 농가로부터 지출되는 금액이 너무 큰 중대 사안이다.따라서 농림부는 농가실태를 면밀히 파악한 정황자료와 관련 기관·단체들의 지혜를 모아 농사용 요금 적용 대상이 원상대로 환원 되도록 설득하고 이해시켜 농민들의 추가 부담이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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