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29 서해교전 이후 교착상태에 빠졌던 남북관계가 북한의 유감표명으로 일단락되면서 이번 8월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활기에 찬 달이 될것으로 점처진다. 12일부터 시작되는 남북경제회담을 비롯하여 8.15에는 서울에서 많은 북한주민들이 참가하는 가운데 8.15 민족통일대회가 열리게 되고 또한 9월에 개최되는 아시안게임을 위해 예비회담을 갖는 등 분주한 달이기도 하다.○이달초 태풍·폭우로 농사 차질반면에 8월은 북한주민에게는 대단히 고통스러운 달이기도하다. 8월초부터 한반도에 엄습한 태풍과 폭우로 인하여 북한에는 우리와 함께 농경지의 유실은 물론 수많은 인명피해와 이재민들이 속출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어쩌면 금년 농사도 지난 95~97년에 겪었던 대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대기근을 초래할 만큼 큰 피해를 가져와 또 한번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금년 5월부터는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국제사회에 식량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와중에, 엎친데 덮쳐 북한은 이래저래 금년 한해는 먹는 문제에 전 역량을 집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이번에 북한이 전례 없는 신속한 사과를 통하여 우리 정부에 대화를 제기한 것은 다름 아닌 식량난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먹는 문제해결이 다급해졌다는 의미이다. 왜냐하면 북한의 경제와 식량난이 올해 들어 더 가중되고 있고 이를 방치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지 모른다. 최근 탈북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식량의 절대적 부족과 무관치 않다.지난해 북한의 실제 곡물생산량은 350만톤에 불과하여 금년도 부족량은 무려 270만톤에 달한다. 부족량의 대부분은 지난 수년간 국제사회로부터 지원에 의존하여 왔다. 금년의 경우 연 100만톤에 달하던 지원규모가 예년수준의 30%에도 못 미치고 있으니 식량난이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 ○국제원조 감소…식량난 가중단지 체제차이로 인해 남북간에는 엄청난 경제적 차이를 가져와 남한은 식량이 남아돌고 북은 매년 수백만이 굶주려 영양실조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이러한 북의 기아상태를 방치할 수 없으며 인도적 동포애 차원에서 식량을 기꺼이 지원해야 한다. 이제는 북한의 식량지원에 대해서 정략적 이용이 아닌 여야를 떠나 초당적 차원에서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금년 말이면 아마도 190여만 톤의 쌀 재고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연간 보관료만도 6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남아도는 쌀을 북한에 보내는 정책당국의 결단이 요구된다. ○인도적 동포애 차원서 지원을현재 우리정부는 남아도는 쌀을 가축에게 먹여야 한다는 발상을 가지게 되는 지경에 와있다. 이를 우리 조상이 알게 되면 아마 무덤에서 통곡을 할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쌀을 가축에게 먹인다고 물어보라, 한결같이 반대하며 강한 거부감을 가진다. 그만큼 쌀은 우리 국민들 마음 속의 혼이요 정서적으로 친근하다. 차제에 우리 농정당국도 이러한 국민정서를 감안, 쌀을 사료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을 버리고 국민설득은 물론 북한에 지원할 수 있는 다각적인 노력을 할 수 없을까.이번 8.15 경축일을 맞는 뜻있는 날에 마침 남북경제회담이 진행되고 있어 북한은 우리의 일방적 지원에 대한 퍼주기식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보다 가시적인 조치들을 내 놓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지금 북한이 원하는 식량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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