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소득 영세하자 생활비 마련 위해 ‘공장으로’
가출도 늘어…지역사회 안정적 일자리 제공 시급

이주여성농업인이 인근지역공장의 일용노동자로 취업하는 등 영농현장에 이탈이 늘어나고 있어 정책지원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여성농업인과 관련단체에 따르면 이주여성농업인이 공장에 취업하고 있어 농촌사회 인력이 외부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주여성농업인이 감당할 수 있는 지역사회 일자리 마련이 시급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정책지원을 제시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필리핀에서 경기도 모 지역으로 시집온 한 이주여성농업인은 영세한 농가소득만으로는 생활비에 한계가 있어 인근 화장품 공장에 나가 하루 종일 단순노동을 하고 있다. 한달 급여는 100만원수준. 그녀가 하는 일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화장품 용기 뚜껑을 끼워 맞추는 반복단순직으로 이렇게 번 소득은 필리핀에 있는 가족의 생활비와 두 아들의 교육비로 보내진다.

이처럼 영세한 이주여성농업인들은 안정적인 수입원을 찾아 공장으로 나서고 있다. 과자공장, 아이스크림공장, 핸드폰 부속 조립공장, 플라스틱용기 공장 등 업종도 다양하다. 대부분 능숙한 한국어실력이 필요 없는 단순직이기에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는 실정.

경기 화성시의 공장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공장에 있는 노동자들 대부분 이주노동자들이고 외부에서 오는 여자들은 한국남편과 결혼한 여성들이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점은 이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함안 지역으로 시집온 한 이주여성농업인은 시댁에 애들을 두고 공장에 나가 일을 하면서 1달에 한번 집에 들어온다. 더욱이 이렇게 유출된 이주여성농업인은 애들을 버리고 가출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농촌사회를 더욱 황폐화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및 각 지자체에서는 한국어가 취약한 이주여성농업인이 감당할 수 있는 고정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수조사는 커녕 구체적인 지원책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여성농업인단체 관계자들은 “탈농현상은 이주여성농업인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농촌에 정착시키는 것이 관건인데 농산물 생산과 연계된 일자리를 마련하는 등 이주여성농업인이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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