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한과·생즙으로… 가공식품 다양화 날개달다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맛을 내기 위한 부재료에 머물렀던 생강이 맛의 주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 중심엔 국내 마늘 최대 주산지인 서산생강과 서산생강클러스터사업단이 있다. 이들은 국내를 넘어 세계최고의 생강산업을 꿈꾼다고 한다. 또 현재진행형이라고도 한다. 무엇이 이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것일까. 지난 9일 생강 주산지인 서산으로 향했다.

생강을 다양한 제품으로 생산하는 생강클러스터사업단. 사업단의 기술력은 세계최고수준으로 평가받고 있고, 그 기술력 위에서 가공식품개발, 유통시스템 개선 등 서산 생강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생강을 다양한 제품으로 생산하는 생강클러스터사업단. 사업단의 기술력은 세계최고수준으로 평가받고 있고, 그 기술력 위에서 가공식품개발, 유통시스템 개선 등 서산 생강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한식연 연계 연속식 세척·박피시스템 도입 힘입어
서산생강가공유통센터 설립…가공기술 개발 탄력
200g까지 소포장 유통 주도…대형마트에 납품도

서산생강클러스터사업단은 2008년 8월 서산생강을 가공식품 등 상품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서산생강농가 등이 주축이 돼 서산생강클러스터사업단㈜라는 농업회사법인으로 공식 출범했다. 서산생강클러스터사업단이 발족하게 된 견인역할을 한 지역 클러스터 사업은 2005년 당시 농림부가 산·학·연·관 협력네트워크인 클러스터를 통해 지역농업 특성화 등을 일궈낸다고 추진한 사업이다. 하지만 몇 년간의 사업 시행 후 긍정과 부정적인 작용이 공존한다는 평을 받고 일부 무리한 계획 등으로 도태된 곳도 있지만 서산생강에겐 이 사업이 단비로 작용했다. 클러스터사업단이 학계나 업체 전문가 등의 자문을 얻어 생강을 활용한 주류나 기능성 한과, 생즙 등 다양한 가공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된 것이다.

한국식품연구원과의 제휴를 통해 세계 최초로 도입된 ‘연속식 생강 세척 및 박피시스템’이라는 신 기술도 생강사업단의 사업에 가속도를 붙여줬다. 이 기술은 한식연 유통사업단(단장 김병삼)이 2009년 12월 연구개발한 기술로 사업단에 기술을 이전, 지난해 7월 국내 최대 규모의 서산생강가공유통센터가 완공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기술은 기존 물로 세척할 때 2시간 이상 소요됐던 세척박피작업을 단 2분 이내에 단축해 위생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성능도 뛰어나 생강을 활용한 가공식품개발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사업단은 생강유통을 소포장으로도 바꿔놓았다. 기존엔 20kg단위로 포장 유통되던 생강이 200g까지 소포장이 가능하게 추진한 것. 이로 인해 직접 마트 등에 납품이 가능해지고 중간 유통단계도 줄어 농가들의 소득보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서산생강클러스터사업단의 행보는 생강 생산 농가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사업단엔 서산생강을 재배하는 48개 작목반 550여명의 농가가 참여하고 있고 이는 서산생강 농가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중민 서산생강클러스터사업단 팀장은 “농식품부에서 실시한 지역농업클러스터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이후 생산위주의 생강산업에서 탈피해 생산, 연구개발, 가공, 온·오프라인을 통한 유통 등의 연계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려 했다”며 “그동안 맛의 부재료에 만족했던 생강이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고 앞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세척박피기술 도입 등을 주도한 권기현 한식연 박사는 “생강은 서산생강클러스터사업단의 활약으로 인해 다양한 가공제품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며 “한국식품연구원도 기술개발 등을 통해 국내 생강산업이 세계 으뜸이 될 수 있도록 지원과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다양한 제품 개발로 생강산업 업그레이드”
#박병철 대표


서산생강클러스터사업단을 이끄는 박병철 대표. 그의 증조부 박인화씨는 전북 완주군 봉동에서 서산에 생강을 처음으로 도입한 인물이기도 하며, 박병철 대표는 4대째 가업을 이으면서 서산생강의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생강을 통한 다양한 제품개발, 즉 가공식품으로의 변모를 사업단을 통해 일궈내겠다는 것.

빛깔 곱고 씨알 굵은 게 특징
연한 육질 향 뛰어나 고품질


박병철 대표는 “증조부가 생강을 서산에 도입해 오늘날 서산이 전국 최대의 생강 주산지가 된 게 큰 영광이자 기쁨”이라며 “서산생강은 천혜의 해양성 기후와 황토 등 최적의 조건에서 재배돼 빛깔이 곱고 씨알이 굵을 뿐만 아니라 연한육질과 뛰어난 향, 항암효과 및 향균성분이 많은 게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생강이 단지 음식의 부재료 등에만 쓰이고 가공제품도 생강차 등 일부 품목에 제한된 게 아쉬웠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 이것이 사업단을 발족하게 된 계기가 됐다.

박 대표는 “서산 생강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제품개발이 이뤄지지 못해 아쉬웠었다”며 “사업단이 발족되고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게 되면서 한국식품연구원 등 연구기관과의 업무협약 등을 통해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하는 등 생강산업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이나 중국 등 주변국의 생강산업을 뛰어넘어 세계최고의 생강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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