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수급 불안·유가상승 여파 추가인상 농후…농가 발주 서둘러야

농업용 필름 계통구매 가격이 큰폭으로 인상됐다. 원재료와 국제유가 상승이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에는 원재료 수급불안으로 인한 계통구매 가격 추가인상 우려가 높아 필름 교체를 고려 중인 농가에서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발주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협중앙회는 최근 광폭필름 업계와 마라톤 협의 끝에 필름 계통구매 가격을 8.53% 인상하는데 전격 합의했다. 지난해 4.7% 인상에 이어 2년 연속 인상이다. 품목별로는 일반 필름이 8%, 장수와 보온 등 기타 기능성 필름이 8.6% 인상됐다.

업계는 EVA 등 필름 원재료와 국제유가 상승 등 원자재가격 상승 요인을 들어 12%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용 필름의 원재료인 LDPE수지 가격이 30% 이상 인상됐고,  EVA수지 가격 역시 톤당 220만원으로 2009년 동기 대비 25.7% 상승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농협중앙회는 두 자릿수 인상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원재료 가격 상승 요인은 일정부분 인정할 수 있지만 필름 공급계약시 지역조합과 체결하는 장려금 등 판매관리비 인상분까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농협중앙회는 업계 스스로 장려금 등 판매관리비를 줄이는 자구책을 통해 인상폭을 최소화하는데 합의를 이끌어냈다.

문제는 벌써부터 추가인상 예측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2008년 농자재 파동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8년 원재료와 국제유가 상승 등 당시 농자재 파동원인이 올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실제 2008년에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연초 12.5% 인상됐던 계통구매 가격이 6월 1일 8.6% 추가 인상되는 사태가 빚어졌었다.

광폭필름 원료에 대한 수급불안은 최근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집열판에 EVA 등 필름 생산원료 사용이 증가하면서 불거졌다. 유화업체 입장에서 광폭필름 원료를 생산하는 것보다 태양집열판 원료를 생산하는 것이 부가가치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삼성토탈(구 삼성화학)이 농업용 필름 원료생산을 중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국제유가마저 급등하고 있어 농협 계통구매 가격 추가인상에 대한 우려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는 유화업체에서 다달이 필요한 원료량을 신청토록 하고 있다”며 “태양집열판 원료로 EVA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지금처럼 국제유가마저 계속 오르면 언제든지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김병욱 농협중앙회 차장은 “광폭필름의 생산비 중 원료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원재료 상승분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올해에는 원재료 수급불안과 유가상승 등으로 추가 가격인상 가능성도 있는 만큼 필름업계가 조기에 원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주문을 서둘러 달라”고 당부했다.
이기노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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