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운드 각료선언문에는 농산물 수입관세 인하, 국내 보조금 삭감, 수출 보조금 폐지 등 우리에게 불리한 협상안이 반영됐다.이를 예상이라도 한 듯 정부와 일부 언론에서는 쌀의 국제가격과의 차를 들어 쌀가격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의 쌀 가격은 외국보다 5∼8배 비싸다.그렇다고 우리 농민들의 소득이 외국에 비해 많은 것은 아니다. 이는 경작면적의 협소와 고가의 영농자재 등으로 쌀 생산비가 외국보다 훨씬 많다는 것, 한마디로 채산성이 낮다는 것이다. 쌀값은 외국보다 훨씬 비싸지만 수입은 낮은 형편이다.이런 상태에서 쌀 수매가격을 내리면 농민들은 쌀 농사를 포기해야 할 것이고, 결국 우리의 농업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경제적으로 보면 쌀농사를 포기하고 수입하는 것이 훨씬 경제성이 있다. 그러나 농산물의 재배로 공해물질의 자연 정화가 이뤄지고 장마철의 홍수조절 능력 등 환경적인 측면과 1979년 세계적인 냉해로 쌀 생산량이 줄어들자 1톤당 200달러 하던 국제 쌀값이 550달러로 폭등한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식량안보적인 측면이 있다. 이렇듯 농업은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보다는 환경보호와 식량안보 등 비교역적 기능을 더욱 중시하여야 한다.우리의 식량 자급률은 겨우 30%수준이다. 그나마 쌀의 재고로 자급률이 올라간다 한다. 이번에 타결된 뉴라운드 협상안과 같이 시장을 개방하고 농업 보조금을 삭감하면 농민들은 쌀 농사를 포기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의 식량 자급도는 한자리수에 머물 것이다.우리 농업을 살리는 길은 한가지다. WTO에서도 인정한 직불제(농가 수취가격 손실보전)를 현실에 맞게 실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농민들도 경작면적을 늘리고 영농기술을 향상시켜 생산비를 절감하고 품질을 향상시키는 자구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20여 년 후의 세계인구는 85억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때가 되면 세계는 절대적 식량부족이 예상된다.이제 소비자인 국민들은 농민들과 함께 쌀의 생산기반 확보에 나서 우리의 농업을 살리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식량의 소비 주체는 국민이기 때문이며, 앞으로 세계적인 식량위기가 도래하면 농민이 아닌 소비자가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연영찬 / 충북 괴산군 증평읍 중동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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