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낙술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 특용작물과장(농학박사)국내 한약재 시장은 수입산 특히 중국산 약재의 범람으로 위협받고 있다. 머지않아 원료의약품의 중국 의존을 넘어 한약재 최대 수입국가로 전락할 위기에 직면했다. 이같은 상황은 재배·생산의 불안정과 법·제도상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요인에 기인된다.무엇보다 취약한 국제경쟁력이다. UR과 WTO 등 일련의 세계무역질서의 격변과 한방의료보험 실시에 따른 의료인의 증가는 기업규모의 한약재 수요를 촉발하였고, 국내생산 부족에 따른 ‘대량수입’을 초래했다. ■ 제 구실 못하는 ‘수급조절제도’가격불안정과 유통상 문제도 크다. 특정 품목의 수익이 좋으면 누구나 동일품목을 재배해 다음해 과잉생산으로 손해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수급조절제도의 경우 ‘한약재 수급원활과 유통질서확립 및 재배농가 보호’를 위하는 것이 취지다. 93년 설립당시 농가보호의 일환으로 60여종을 지정해 위원회 승인 후 수입토록 했으나, 올해 21개로 축소될 만큼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정부 관리의 이원화도 문제다. 생산까지는 농림부가 관리하나 수확 후 유통은 의약품으로 규정해 보건복지부가 관리한다. 일본과 중국은 생산부터 소비를 후생성이나 위생부가 관장해 계획생산과 위생관리를 맡는 것과 비교된다. 특히 식품용 수입 후 의약품 변칙유통은 가장 큰 문제다. 식품용 수입은 식품제조회사의 원료용으로 한정됐고 업체도 몇 개 안된다. 하지만 지난해 식품용 한약재수입은 수천톤으로 약재시장에 변칙 유통되고 있다.■ 직거래 활성화로 생산비 절감이같은 상황에서 국산한약재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직거래 활성화를 비롯한 생산비절감과 품질고급화 및 농가의 합리적 경영이 요구된다. 먼저 직거래 활성화다. 현행 유통체계는 농가나 수입업자에서 산지수집상을 거쳐 중간도매상에 넘어간다. 이후 제조업소나 도매업소를 거쳐 약국과 한약방·한방의료기관으로 유통된다.거래과정이 복잡하고 불투명한 유통관행으로 중간상인에 이익이 집중된다. 농가에서 한의원, 한약방에 직접 판매를 못하는 만큼 국민건강 보호와 재배농가 수익 제고를 위해 농가가 직접 한의원·한약방과 거래할 수 있도록 활성화해야 한다. ■ 기계화·품질 고급화 서둘러야생산비 절감의 경우 파종기를 사용하는 등 기계화가 도입돼야 한다. 기계화는 노동력을 70∼80% 절감해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이다. 품질 고급화도 현재 농가와 수집업체에서 기본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품질이용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특히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에서 상품화할 수 있는 규격화가 필요하다. 규격화는 생산에서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고려돼야 한다. 가공식품 개발은 약재시장 수급균형과 지역특화 관광상품 육성 및 수출까지 연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농가 합리적 경영계획 세우도록마지막으로 농가의 합리적 경영은 자신의 주작물을 정해 경영 규모나 작부체계·노동투하 계획을 수립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현재는 약초별로 2개 부문 이상의 복합경영을 취하는 것이 유리하다. 가격변동이 심한 작물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2∼3개 작부유형을 선택하고 다년생과 1년생 약초를 병행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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