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무현 한농연춘천시연합회 사무국장“자연과 환경, 환경과 농업은 떼어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동해로 과수농가가 큰 피해를 입고, 폭설로 인해 하우스가 무너지고 축사가 주저앉는 참담한 계절을 보낸지 얼마되지 않아서 따스하지 못한 2001년 봄이 시작됐다. 모내기가 시작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아직까지도 모내기를 못끝낸 지역이 많다.폭설과 동해, 여기에 한해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못자리가 타고 논밭에서는 누런 황토먼지만이 피어오르고 있다. 또한 매스컴에서는 가뭄에 목타는 들녘을 앵무새 마냥 떠들어대고 있다. 물이 부족하여 이웃농가의 물을 밤새 빼돌려 자기 논에 댔다가 고소를 당하고, 아랫마을 웃마을간 물싸움을 벌이고, 가뭄에 농심마저도 흉흉해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가뭄에도 개울이 마르지 않고, 오히려 양수기를 쓰지 않고도 모내기 물이 넘쳐나는 특이한 사항을 올해 몸소 경험하고 확인했다. 산소가 없을 때 산속 산소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처럼 가뭄에 농토가 갈라질 때 물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나 역시 평년에 그 고마움을 크게 느끼지 못하였는데 올해 같이 가뭄해에 모내기를 내고 보니 그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것은 바로 밭기반정비사업의 힘이었다. 이것은 바로 국가의 힘이다!우리 지역은 4년전 밭기반정비사업이 이루어진 곳이다. 동산면 원창리에 작은 용수댐을 만들고 겨울내내 물을 가두어 두었다가 봄에 대룡산 일대에 물을 공급하는 사업, 바로 이것이 올해같은 가뭄에 오히려 모내기 물은 물론 밭의 용수까지 넘치는 가뭄속의 풍수를 가져오게 하였던 것이다.그렇다. 이것이 바로 국가의 힘이다.준비하는 자에게는 하늘도 자연도 무심하지 않은 것이다. 이 가뭄에 국가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지를, 국가경쟁력이 무엇인지를 다시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 아울러 하루 빨리 비가 내려 농민의 마음을 촉촉이 적셔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또한 농민이 없어서 고마움을 느끼기 이전에 농민의 소중함과 농업의 성스러움을 비농업계가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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