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의 농업계는“농업은 생명산업이다”라는 명제를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에게 먹거리를 제공해 줌으로써 이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생명을 유지케 해주는 것이 농업의 기본적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사회의 경제구조가 효율과 경제지상주의로 치닫다 보니 자연 생태계가 파괴돼 우리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도 부분적으로 책임 있다고 하면 선뜻 동의하지 않는 것이 우리 농업계의 일반적 정서다.친환경농업은 선택 아닌 ‘필수’지난 40여년간 우리는 녹색혁명과 백색혁명을 통해 세계가 감탄할 정도의 농업발전을 가져 왔다. 그 결과 우리의 사전에서 춘궁기라는 용어가 사라진지 오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농촌의 토양과 수질이 오염되고 자연생태계가 지속적으로 파괴돼 이제 삼천리 금수강산이라는 자랑스런 말을 쓸 수 없게 된 것도 사실이다. 만일 지난 40여 년간 파괴된 농촌의 생태계가 앞으로 40년 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 몸골이 오싹해진다. 이를 감안해 볼 때 우리에게 있어서 친환경농업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자 의무로 받아들여야 할 단계이다. 여기에는 우리 모두의 결단이 필요하며 지금까지 우리를 지배했던 개발 우선주의를 버리고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고려한 친환경적 농업ㆍ농촌 개발이 필요하다. 이것은 우리의 농업ㆍ농촌을 둘러싼 여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이기도 하다.소비자 ‘농산물 안전성’ 관심 고조첫째, 이제 국민들의 가치관이 이제 경제, 효율 제일주의에서 환경 우선 또는 환경친화적 개발로 바뀌고 있다. 수질, 대기오염으로 환경과 자연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됨에 따라 환경이 인류의 생존까지도 위협하는 단계에 와 있기 때문에 이제 환경이 공동의 선이 되었다. 이제 농업도 환경친화적 산업이 되지 않으면 국민들로부터 배척받는 산업이 되어 국민들의 지속적인 성원을 받기 어렵게 된다.둘째, 생명과 건강을 책임진다는 차원에서 농산물의 안전성은 보장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 농업도 친환경적이어야 한다. 농업생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과다하게 사용되는 살충ㆍ살균제와, 항생제, 호르몬제가 식품의 안전성을 위협하여 소비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농업인 스스로도 과다한 농약 사용이 농약중독으로 이어져 자신의 생명을 단축하는 예가 농업현장에서 종종 나타나고 있다.우리농업 경쟁력 강화 지름길셋째, 친환경농업은 농산물 시장의 개방으로 경쟁력이 없는 우리 농업을 살리는 길이다. 값싼 해외 농산물이 국내시장에 보급되면서 농산물의 과잉공급과 가격하락이 연례 행사가 되었다.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가격보다는 품질로, 즉 국민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안전 농산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친환경농업은 토지생산성을 조절함으로써 우리 농업이 안고 있는 농산물의 과잉공급문제를 해결하는 길이기도 하다.친환경농업이 궁극적으로 우리 농업이 가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 확대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농산물의 생산과정에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농산물의 판매가격에 이를 쉽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인식부족과 함께 친환경농업으로 인한 환경개선의 수혜자가 대다수 국민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직접지불제 등을 통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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