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마당생우시장 개방과 한우산업조 석 진 영남대 축산경영학과 교수쇠고기 수입자유화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수입자유화에 대비하기 위해 한우농가와 정부는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자유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상당수의 한우농가가 소 사육을 포기함에 따라 2000년 9월 현재 사육두수는 전년 동기 대비 18.2%가 줄어든 1백71만두까지 감소했다. 그 결과 ’99년 말 큰 수소 값이 3백10만원까지 상승하면서 지난 3월부터는 암소가격이 수소가격을 상회하는 가격역전현상까지 나타났다. 이처럼 소 값의 상승추세와 수입자유화가 맞물림에 따라 수입자유화의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호주 등 냉장육 시장 공략그렇다면 정작 2001년에 쇠고기와 생우수입이 자유화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 것인가? 이와 관련하여 우선 결론적으로 생우의 수입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현재 수입육재고가 5만3천톤에 달해 2002년 상반기나 되어야 재고가 소진될 전망이다. 이같은 의미에서 수입이 자유화되더라도 당장 쇠고기수입이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큰 수소 가격은 환율 1천2백원일 때의 경쟁가능가격(2백40만원)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더욱이 호주의 식육가축생산자사업단(MLA)은 이미 지난 10월 30일 한국시장을 겨냥한 냉장육의 스팩을 4가지로 확정 발표하였다. 또한 미국은 이미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프라임급의 고급냉장육을 정상가격보다 낮게 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할 때 미국과 호주를 포함한 주요 수출국간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덤핑판매가 심화될 경우 냉장육의 수입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수입냉동육의 재고처분을 위한 저가판매가 불가피하게 되고, 이는 한우뿐 아니라 대체육류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음식점 원산표시제 반드시 실현다음은 수입자유화 하에서 한우산업의 생산기반유지방안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선 단기적인 대응방안을 살펴보면, 첫째, 수입육의 구분판매제가 철폐될 경우 둔갑판매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음식점의 원산지표시제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중음식점은 수입육에 의해 점령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한우산업의 축소균형을 초래할 것이다.둘째, 상대적으로 수출국은 장기비육이 불리하기 때문에 쇠고기시장의 수평분업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거세비육을 통한 한우고기의 육질차별화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셋째, HACCP제도의 조기정착을 통한 육류유통의 일관적 위생관리가 절실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우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한우농가 소득보장 정책 급선무한편 장기적으로는 첫째, 수입이 자유화되더라도 당장 생우의 수입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장기적으로는 한우고기의 개발수입이나 한우송아지의 수입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우수입이 이루어질 경우는 EU가 2000년 9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수입육류 및 생우에 대한 ‘패스포트제도’를 실시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둘째, 한우개량사업의 강화를 통해 육질 향상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민·관의 경쟁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셋째, 가격은 시장원리에 맡기되, 한우농가의 소득은 정책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지속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WTO 체제하에서 국내실정에 맞는 다양한 보조허용정책(Green Box)이 개발되어야 한다.넷째, 한우농가의 경영마인드 함양을 통한 생산비절감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다섯째, 수입자유화 이후 품목별 수급 및 가격동향, 사육두수, 국제시장동향 등에 대한 관련정보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는 통계자료의 효율적 관리 및 전달체계의 확립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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