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들녘이 불과 몇일 전이었던 같은데 벌써 들판에는 찬바람만이 자리를 지키는 계절이 왔군요. 저는 얼마간의 도시생활을 뒤로 농촌에 내려와 갖은 노력 끝에 이제는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3천여평의 논도 장만하고 동업이지만 소형정미소도 운영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주 나쁜 버릇이 있었고 이로 인해 차마 떨칠 수 없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저는 평소에 술을 좋아해 1년 365일 술을 안먹는 날이 없었습니다. 이날도 이 술 때문에 사건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오전에 정미소 일을 마치고 쌀겨를 모았다가 팔아 곡주에게 쌀겨값을 나눠주려고 오토바이를 타고 이집저집 돌아다니면서 술을 한잔 두잔 마시고 나니 취기가 도는데도 불구하고 집이 멀어 오토바이를 타고오는 도중에 음주단속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경찰의 면허취소라는 말과 함께 ‘일년 농사 망쳤군’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단속경찰이 야속하더군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음주로 인해 몇번이고 큰일을 당할 뻔했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술을 끊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누구도 말리지 못한 나의 술버릇을. 저는 지금 마음도 가볍고 정신도 맑아져 삶의 활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들도 저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음주는 가급적 자제하길 바랍니다. 김형수 / 인천광역시 강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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