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이 농약중독증으로 쓰러지셨다. 농약이 손을 통해 집중적으로 체내에 축적됐다는 것이다.농약은 200밀리짜리부터 250밀리, 350밀리, 500밀리짜리 등 다양하게 나온다. 병에 든 농약의 경우 보통 물 20리터에 농약 30밀리정도의 비율로 혼합해 쓰게 돼 있다.그런데 물에 농약을 희석시킬 때 농약을 덜어낼 용기가 따로 없기 때문에 농민들은 병뚜껑에 농약을 부어 물 한말에 농약 병마개로 다섯 번 섞는 식으로 일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농약 사용설명서에조차 병뚜껑을 이용하라고 씌어져 있다.병뚜껑을 손으로 잡고 농약을 붓다 보니 농약이 손에 묻는 건 당연하고 그 농약이 넘치거나 흘러 논바닥에 흘러내리는 것도 다반사다. 그러다보니 손과 상처난 피부에 묻는 농약이 수십년동안 축적돼 농약중독증에 걸리신 것이다. 월남전에서 고엽제가 위험한 줄 모르고 맨손으로 뿌렸다가 그 후유증을 앓고 있는 참전용사들의 농약중독증과 똑같은 이치다.이건 우리 아버님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농민들이 겪고 있는 일이다. 농약중독증에 걸려 병원에 실려가신 분 말고도 거의 모든 농민이 농약중독증에 걸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정부는 농약의 해악성과 위험성을 농민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농약회사는 반드시 농약 계량용 컵을 의무적으로 만들어 농약에 무조건 딸려서 팔기를 바란다. 김창환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구산리 - 대학생)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