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농산물 협상에 관심이 많다. WTO는 국경선 없이 자유무역을 하자는 것이고, 비교우위의 상품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자본주의 질서다. 보리·밀 등 주곡을 잃어버린 지 오래고, 내년엔 쇠고기 완전 개방, 2004년엔 쌀이 협상 대상에 오른다. 실로 ‘제2의 개항’이 아닐 수 없다. 제1개항이었던 병자수호조약과 비교해 보자. 당시 조선은 청나라의 속국이었고, 양반들은 당파싸움과 부정부패에 빠져 있었다. 일본이 이 틈을 타고 강제로 조약을 맺었다. 조약 6조는 농산물 수출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조선이 흉년일 때 일본의 8배나 되는 값으로 쌀을 들여왔다. 일본은 쌀 자유무역으로 자본을 축적했고, 조선은 수탈을 견디다 못한 농민들의 봉기가 이어졌다. 그 때와 지금이 뭐가 다른가. 농업은 생명줄이고 주권이며 안보다. 밥줄을 남에게 의존하고 살 수 없다는 건 우리 역사가 증명한다. 환경과 국민 건강을 지키는 농업은 세계화와 비교우위 대상에 놓여선 안된다. 1백년전 조선은 병자수호조약이란 농산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뒤 망하지 않았나.정설교/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재산3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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