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농촌들녘은 풍요롭다. 높고 푸른 하늘, 맑은 햇살, 가슴을 파고드는 시원한 바람이 있어 좋다. 수확을 기다리는 황금빛 들녘에서면 가슴에 남아있던 온갖 시름들이 사라진다.오늘은 우리농협 조합장을 뽑는 날이다. 후보자가 셋인데 우연의 일치인지? 모두 동갑네기들이라고 한다. 전직 조합장이 불미스럽게 물러난 후라서인지 만나는 조합원들마다 조합의 앞날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난파선처럼 부서지고 감정의 골이 깊어진 이 지역사회의 문제를 어떻게 지혜스럽게 보듬고 다독거려 화합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까? 새로이 당선되는 조합장의 제일의 숙제일 것이다.아침 일찍부터 농협 조합장을 뽑는 투표장에는 후보자와 가족, 그리고 선거운동을 지원하던 후보자와 가까운 사람들로 메워져 있다. 짧은 선거일정에도 후보자들은 쌓인 피로감에 많이 초췌해 보였다. 나 하나의 잘못된 선택이 여러 사람 고달프게 하고 더 나아가서는 전 조합원들을 괴롭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할텐데….가을 추수로 바쁜 수확철인데도 많은 조합원들이 나와 투표에 참여한다. 조합장 당선자는 이 많은 조합원들의 바램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날로 어려워지는 농촌의 현실. 정부로부터 외면 당하는 농정, 그리고 농민들의 소외감. 개방으로 빗장이 열리는 외국농산물과의 경쟁…. 이 모두가 농협이 앞장서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조합원들은 투표장을 찾으며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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