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농산물시장조사의 핵심은 단연 돋보인 상품화의 기술이었다. 파 한단 생강 하나에도 배어 있는 청결과 포장의 문화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지난 9월 19일부터 23일까지 충북열린농정협의회에서 실시한 일본농산물시장조사의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포장에서부터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는 일본의 유통방식에 크게 감탄했다.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 일본인의 식생활 패턴에 맞게 포장 규격을 소규모화시키고 공산품 수준의 규격화를 이뤄낸 출하가 눈에 띄었다. 조사단이 대일 농산물 수출의 확대를 위해 첫째로 지적한 것은 우리의 생각으로 제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일본에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일본인의 식생활과 소비행태에 맞도록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이치를 강조하는 것. 우리의 농산물 도매시장에서는 흙이 묻어 있는 파나 생강이 유통되고 선별이 안된 토마토가 팔릴 수 있으나 일본의 시장에서는 엄두도 못 낸다는 사실이다. 팔 사람의 생각과 습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 사람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의 소비성향에 맞추기 위한 치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다음으로는 신용을 중시하는 그들의 상거래습관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떤 업이든 장인정신으로 대를 이어 가는 그들의 정신은 신용을 중시하는 상거래습관을 낳았다. 어렵게 뚫어 놓은 거래가 한번의 실수로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러나 신용을 지키는 일을 출하농민들의 도덕적 수준에만 기대하는 것은 너무 안이한 대처다. 지자체의 지원 속에 농협이나 작목반별로 가격의 등락에 대비한 자조금제도 등을 마련해 일정한 양이 지속적으로 수출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조사단이 방문한 시즈오카의 농산물시장에서는 네덜란드의 채소와 중국의 농산물 등이 팔리고 있었다. 일본인의 소비성향을 치밀하게 조사하여 수출전략을 수립한다면 가장 가까운 나라로서의 이점을 누리면서 대일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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