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농정학의 거두인 송암 김동희 선생(전 단국대 교수)이 8월 31일 밤 11시45분에 향년 82세를 일기로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설립
학회 활동·NGO에도 참여
농업경제학계 큰 족적 남겨


송암은 1950년대 전남대학교 농과대학 조교 및 전임강사 시절부터 광주광역시 산수동 호두 4H 구락부 지도를 비롯해 4H 운동 육성에 힘을 기울였으며, 민주적인 농촌지도론 정립에 선구적인 업적을 남겼다. 농림부 농사원 계획과장, 농촌진흥청 지도국 기획과장, 농촌진흥청 시험국 농업경영과장을 거치면서 한국의 농촌지도체계 일원화와 농촌진흥청 발족에 깊이 관여했다.

특히 그는 낙후된 한국농정 발전을 위해서는 연구인재 양성과 농업경제 연구기관이 필요하다고 역설, 1967년 9월 농촌진흥청에 농업경영연구소를 설립하고 초대 소장을 역임했다. 이후 농수산부 농업경제연구소장, 농수산부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그는 10여년 간  노력 끝에 장관을 직접 설득, 1978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설립하고 초대 부원장을 지냈다. 농정연구의 불모지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설립하고 연구인력 대폭 확대, 학술지와 영문저널 간행, 국제세미나 개최 등으로 현재의 농경연을 반석에 올려놓은 것은 그의 최대 업적으로 평가된다.

송암은 1982년 단국대학교 교수로 자리를 옮겨 단국대학교 농과대학 학장을 지냈다. 또한 농림부 양곡유통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한국농업경제학회 회장, 한국협동조합학회 회장, 아시아농업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성천 유달영 선생에 의해 설립된 ㈔한국농축수산유통연구원의 원장을 맡았고, 연구원과 농업경영인들이 함께 설립한 한국농어민신문의 회장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가담하고 우루과이라운드(UR) 국면에서 수입개방 반대 진영에 동참했다. 동북아식량포럼 공동대표, 전국귀농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았다. 

송암은 바른협동조합 연구모임 대표로 협동조합의 신·경분리 및 연합회 체제로 개혁을 주장했고, 농업회의소 설립 논의에도 참여해 아래로부터 조직화를 강조했다.

1928년 전남 나주 출신으로 서울대 농대 농업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농촌지도학 석사, 하와이대학교에서 농업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상길leesg@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