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품질 고급화보다 제조방식 두고 알력다툼…콩산업 발전 뒷짐

두부업체가 국산 콩 사용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산지표시제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뽑힌다. 이 같은 지적 속에 최근 다시 시작된 두부 제조방식의 위해성만을 놓고 벌이는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의 난타전을 보는 콩농가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콩농가 등에 따르면 두부시장에서의 국내산 콩 점유율은 현격히 저조하고 특히 판두부 시장이 그렇다.

판두부의 경우 포장두부와 달리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외국산 콩을 원료로 제조되는 판두부의 유통망을 포장두부 등으로 대체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포장두부 역시 원산지표시는 이뤄지고 있지만 외국산 선호 현상은 판두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 마트 등에 전시된 포장두부의 절반가량이 외국산 대두로 사용된 제품들로 도열돼 있다.

또한 다른 품목의 경우 웰빙 바람에 맞춰 고품질·고단가의 제품이 시장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지만 두부시장은 그렇지 못하다. 대기업간 알력다툼이 고급 원료를 중심으로 한 품질고급화가 아닌 제조방법 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기업 위주의 시장 편중으로 문을 닫는 중소업계도 부지기수로 발생하고 있다. 파주시 민통선 주변의 대표적인 농산물이자 콩과 관련한 품질론 전국최초로 한국능률협회로부터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은 장단콩의 경우 높은 품질에도 불구, 대기업의 구애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타계하고자 중소 두부업체에 대량 납부를 몇 해 전 시행했지만 이 업체 역시 얼마가지 않아 경영적인 어려움 등으로 문을 닫았다. 고급 콩을 사용한 양질의 두부를 생산해도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현재 두부-콩산업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문효배 장단콩작목반연합회 대표는 “장단콩은 높은 품질에도 불구 대기업에선 높은 단가 등으로 인해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양질의 콩의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는 한 콩산업의 발전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콩농가 관계자는 “몇년간대기업간의 난타전만이 이슈화되다 보니 정작 중요한 원산지표시제, 국산콩 외면 등이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욱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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