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내 ‘가공용 쌀’ 사용량 47만톤까지 늘릴 것”

쌀 가공식품 시장규모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제분 및 제조기술이 일본 등 선진국보다 낮고 여전히 밀보다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해결해야할 과제 또한 많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개최된 ‘2009 햅쌀막걸리 프로젝트’ 행사

쌀 생산이 늘면서 이를 이용한 가공 산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쌀 가공식품의 시장규모는 약 1조 8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식품매출액의 3%에 달한다. 하지만 이같은 규모는 쌀 생산량의 5%수준(연 22만톤)에 그쳐 일본의 15%수준에 비하면 국내 쌀 가공산업은 아직 기술개발이나 사용량에 있어 초보단계라는 지적이다. 또 쌀 가공식품 업체 중 일반 가공업체 300여개 중 종업원 10명 이하가 60%에 이르고 연간 매출액이 5억원 이하인 업체도 63%나 될 정도로 산업구조 자체가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특히 가공적합성을 높이는데 필요한 쌀가루 제분기술이 낮고 글루텐(밀 단백질로 알러지 유발)등을 대체할 수 있는 제조기술도 부족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밀가루값이 40kg당 4만원인 반면 쌀가루값은 12만원으로 3배 이상 높을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밀가루 대체율이 현저하게 낮다.

군 간식, 쌀가공식품으로 대체
가공용 수입쌀 할인 공급 연장
최첨단 쌀 제분공장 설립 지원
쌀가루 광역클러스터사업 구축
청소년 ‘쌀문화체험관’ 건립도

▲농식품부 쌀 가공산업 활성화 정책 방향=농림수산식품부는 현재 생산량 대비 5%에 불과한 가공용 쌀 사용비중을 2012년까지 10%인 47만톤으로 확대시킨다는 목표이다. 이를 위해 산학연을 포함한 공동연구 추진체계를 구축해 소비자 기호에 맞는 쌀 가공제품을 개발하고 고미를 이용해 쌀그릇, 쌀봉투 등 신소재 발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쌀 가공제품 품질 향상을 위해 설비 국산화를 유도하고, 이를 위해 지난해 100억원 예산을 올해는 600억원으로 확대 지원한다.

쌀 가공제품 소비 확대를 위해 우선 군 간식을 쌀 가공제품으로 대체해 나가고 전국 20개 초등학교에 시범적으로 쌀 가공제품을 급식하며 떡볶이나 막걸리, 장류, 쌀면 등 각 품목별 홍보 전략도 추진할 예정이다. 업체들에게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하기 위해 가공용 수입쌀의 할인공급 시범사업을 당초 2010년에서 2012년까지 연장하고 할인공급 대상 품목도 쌀면류에서 쌀면류 및 쌀가루 제조용으로 확대한다.

 쌀 제분비를 낮춰 밀가루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규모화된 첨단 쌀 제분공장 설립을 지원하고 대규모 제분공장과 쌀가루 수요업체를 연계한 쌀가루 광역클러스터사업도 추진하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쌀 문화 체험관’도 건립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임정빈 농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2000년 이후 연평균 10~20만톤 수준의 쌀 잉여물량이 발생하면서 다양한 쌀 가공제품의 개발 및 소비확대 등 근본적인 소비대책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2012년까지 가공용 쌀 소비량을 47만톤으로 확대하면 20만톤의 밀가루 사용대체, 연간 470억원의 창고비용 절감, 700억원의 수입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진단  금준석 한국식품연구원 지역특화산업연구단장
“다양화·고급화로 가공품 경쟁력 높여야”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제품을 다양화하면서도 고급화시켜야 쌀 가공 산업이 소비자나 생산자로부터 외면을 받지 않습니다.”

금준석 한국식품연구원 지역특화산업연구단장은 쌀가루 등의 가격경쟁력이 낮은 것이 쌀 가공식품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쌀가루 가격이 밀가루(4만원/40kg)와 비교해 3배가량(12만원/40kg) 높고 글루텐 성분 등이 없어 가공적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어 금준석 단장은 ‘제품의 다양화와 고급화’를 쌀 가공산업 활성화의 또 다른 해결과제로 지적했다.

금준석 단장은 “쌀 가공품이 다양하게 개발되기 위해선 밀가루와 같은 중간소재 형태의 제품이 생산돼야 하며 가공업체에서 중간제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습식 및 반습식 쌀가루 가공공장 설치도 시급하다”며 “기존 제품들은 고급화하고 다양한 소비자층에 맞게 신제품들이 개발되면 쌀 가공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밥 산업의 발전도 쌀 가공산업 활성화의 중요한 밑거름이라고 제시했다. 금 단장은 “쌀 생산의 95%이상이 밥의 형태로 소비되고 있다”며 “밥의 대량생산을 위한 위생적인 연속취반시스템 확보와 합리적인 운영시스템 확립으로 기존의 영세한 도시락산업 및 단체급식소의 경쟁력을 증진시키고 대형 밥 공장의 안정된 운영으로 얻은 대량취반 및 조리기술에 대한 기술을 축적한 후에 각종 포장 밥류의 단계적인 산업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그는 ‘쌀 가공식품의 시설현대화 및 세계화 가공기술 개발’, ‘쌀의 품종별 가공용도 및 영양학적 특성구명’ 등도 조속히 시행해야 할 과제로 주문했다.

#지자체 쌀 가공산업 육성 계획

신제품 발굴 위해 콘테스트 개최 추진

▲경기도
=경기도는 올해 60억원을 들여 쌀 가공식품 육성을 통한 경기미 소비촉진을 도모할 전망이다. 쌀 가공업체의 경기미 공급확대, 외식산업과 연계한 경기미 소비촉진, 막걸리 등 전통주 산업 활성화를 통한 경기미 소비촉진 등이 올해 사업의 중점 추진방향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제품발굴을 위한 신제품 콘테스트를 개최하고 수상업체엔 인센티브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쌀 가공식품 워크숍 개최와 웰빙떡 클러스터 사업의 본격 가동, 경기미 사용 인증제 추진 등이 주요 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도내 브랜드쌀 사용업체에 66억 지원

▲강원도
=쌀 가공량 중 도내 산 쌀의 가공비율이 낮다고 판단한 강원도는 도내 브랜드쌀을 사용하는 가공업체에 66억원을 투입, 신·증설 사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2개 업체, 1000톤이 가공되던 것을 2014년도엔 10개 업체에 1만톤 규모로 확대할 목표를 갖고 있다. 도내 브랜드쌀 가공업체 쌀 매입지원도 강화해 지난해 800톤이었던 브랜드 쌀 소비를 2014년엔 5000톤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이밖에도 제품의 홍보 및 판매 지원을 위해 5년간 10억원을 들여 도내 산 쌀 가공식품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택배비 등을 지원할 예정에 있다.

쌀 가공 성공기업 롤모델로 지정·육성

▲충청북도
=충북도는 진천의 ‘덕산약주’ 및 ‘흑비’, 청주의 ‘평동 전통 떡마을’, 청원의 ‘순 쌀 막걸리’ 등 그간의 쌀 가공업체 성공사례를 롤 모델로 지정,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쌀 가공제품 개발 지원 사업을 위해 국고융자를 통해 가공제품 생산업체 시설·포장설비 등의 현대화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청원군 소재 갈원초등학교를 쌀 가공식품 시범급식학교로 선정, 연구 조사결과에 따라 쌀 가공식품 식습관 교육 시범학교도 확대할 계획이다.

쌀 가공시설 현대화·규모화 역점

▲충청남도
=충남도는 쌀 가공시설 현대화·규모화 사업을 중심으로 두고 쌀가공산업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도내 대부분의 쌀 가공업체가 소규모·영세업체로서 전국 소비량의 3%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5년간 30개소에 200억원을 지원, 시설규모화 및 HACCP 기준의 현대화를 추진한다. 학교 대상 쌀 음식 소비확대를 위해 올해 19억여원을 들여 시군별 1개교씩 아침 대용식(떡)을 지원하고 확대할 예정이다. 또 전통주 산업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유통업체와 홍보판매 행사시 충남 전통주를 전시할 구상이다.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주축 활성화

▲전라북도
=전북도는 2012년 조성될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를 통해 쌀 가공식품 활성화도 이끈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올 6월 국가식품클러스터 추진단을 설립하고 전북지역에 이전 예정인 농촌진흥청, 한국식품연구원 등과 연구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조성 예정지인 익산을 내년도에 식품전문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하고 국내외 식품기업·연구소 등에 대한 투자유치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쌀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창출을 위해 군부대, 경찰, 학교 등에 도내 관련 업체 및 제품 D/B를 제공한다.

국산 농산물 사용업체에 100억 투입

▲전라남도
=전국 쌀 생산량의 19%를 차지하는 전남도는 식품산업 육성을 위한 자금 지원(융자)을 통해 가공 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올해 100억원 가량의 융자액을 책정, 도내 소재 국산 농산물 사용 가공식품업체에 연리 2%로 5억원 이내(업체당)에서 지원한다는 것이다. 막걸리 등 전통술 산업도 육성키 위해 오는 5월 남도전통명주선발대회를 개최하고 도내 우수 축제장에 전통술 홍보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60억원을 들여 내년 안에 친환경 쌀 제분공장을 설립, 쌀 가공 산업의 활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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