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길 전국사회부장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위기로 기아선상에서 고통 받는 인구가 10억2000만명에 달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00만명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는 세계 인구 6명 가운데 한 명이 굶주림 속에서 살고 있다는 얘기다. 전 세계 30개 국가가 긴급 식량원조를 필요로 하고 있다. 현재 식량위기는 역사적으로 전례가 없는 것이다.
저개발국가와는 조금 다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도 빈곤문제는 심각하다. 최저생계비 이하로 살아가는 절대빈곤인구가 10%에 육박하고, 중위소득 50% 이하인 상대빈곤인구는 15%에 이른다. 선진화를 운위하는 대한민국이지만, 결식아동의 숫자가 10만명이 넘고,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다. 신자유주의를 맹신하는 경제정책기조로 나라경제가 성장해도 빈곤인구는 줄지 않고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우리의 반쪽인 북한은 어떤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최근 2400만 북한인구의 1/3 이상이 식량난으로 굶주림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세계식량계획(WFP)과 FAO의 공동보고서는 올해 북한인구 가운데 900만명이 식량부족으로 기근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고 하면서 한쪽에서는 과잉영양 공급이 문제가 되고 한쪽에서 굶주린다면 말이 안된다. 그래서 UN과 국제기구, 비정부기구(NGO)들이 아프리카와 중남미, 북한의 기아 문제, 그리고 각국의 빈곤퇴치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체제가 다르고 관점이 다르다 해도, 심지어 전쟁중에도 인도적인 지원은 별개로 이뤄지는 이유다.
전 세계적인 빈곤의 문제, 분쟁의 문제는 탐욕스런 부자와 자본의 경제독점, 권력독점이 그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원이 한정된 지구상에서 시장경제 논리만으로는 빈곤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답은 하나다. 있는 자만 배불릴 것이 아니라 부를 나눠야만 한다. 세계 최고의 갑부 빌게이츠가 “국제 의제에 기아 문제를 놓아야 한다”며 사하라 이남 지역의 식량난 해결을 위해 1억2000만 달러(약 1400억원)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것을 본받아야 한다.
지금 남한에서는 대북지원 중단, 소비 감소 등으로 재고가 늘고 쌀값이 떨어져 농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꿔 쌀 대북지원을 재개하고 식량안보, 빈곤퇴치 문제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이상길leesg@agrinet.co.kr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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