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고춧가루·냉동고추 안전성 집중 점검”

김성수 의원이 중국 교주시의 한 고추가공공장을 방문, 희아리고추를 직접 만져보면서 희아리고추 사용 출처에 대한 답변을 듣고 있다.

중국은 세계 고추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고추 생산국이다. 이 중국산 고추가 우리나라 고추 농가에 큰 위협이 되는 이유는 중국이 거리상으로도 가깝고 고추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 특히 중국산 고추는 우리나라 고추와 맛이 가장 흡사해 현재 연간 국내 고추 소비량 평균 20만 톤의 40%(8만5000톤)를 차지하며 고추생산기반까지 흔들어 놓고 있다. 여기에 인천, 평택, 군산항 등의 보따리상(따이공)을 통해 매년 7000톤 가량 무관세로 불법 유통되는 중국산 고추도 우리 고추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청도 일대 현지 가공공장 등 방문
이물질 섞인 희아리 고추에 충격
직접 배타고 보따리상 실태 살펴


중국산 고추의 또 다른 문제는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다는데 있다. 아무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잔류농약과 기타 유해물질이 함유된 저 품질의 중국산 고추가 여러 형태로 수입·유통돼 우리 식탁을 오르내리며 식품안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9년도 국정감사를 앞둔 지난 22~24일 김성수 한나라당(경기 양주·동두천)의원은 중국산 고추의 유통과정을 직접 살펴보기 위해 중국고추 수출기지로서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는 중국 청도 일대를 방문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농산물 가운데 쌀과 축산물에 이어 고추의 비중이 매우 높다”며 “우리 고추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중국 고추 유통과정과 식품위생관리 실태를 직접 점검해 보려는 것이 이번 중국 방문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보따리상에 의해 유통되는 중국산 농산물의 안전성 문제를 집중 거론했으며, 이번 중국행도 그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김 의원이 중국 방문에서 가장 눈여겨 본 것은 안전성 문제. 현재 국내 유통된 중국산 고추에서 잔류농약과 기타유해물질이 검출됐는데도 중국산 고추 수입·가공업자, 보따리상 모두 중국내 검역 기관과 자체 검사를 통해 안정성을 검증했다는 주장만 되풀이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직접 중국 고추공장을 둘러보니 고춧가루의 경우 가공과정에서 어떤 고추가 들어갈지 알 수가 없었다”며 “좋은 고추와 저 품질의 고추가 섞일 가능성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국산 고춧가루는 국내에 들어와 어떤 형태로 변형 유통될지 모르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건고추에 비해 관세가 낮아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는 냉동고추에 대한 문제도 언급했다. 냉동고추가 건조 유통되는 과정에서 국내산으로 둔갑될 가능성이 농후한데다 수입된 고추다대기를 고춧가루로 둔갑시켜 냉동고추와 섞어 판매할 수도 있다는 것. 따라서 김 의원은 향후 국내 수입 냉동고추 건조과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 볼 생각이다.

무엇보다 김 의원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한 부분은 희아리고추 유통 실태. “각종 이물질이 섞여 있었던 희아리 고추가 그나마 양호한 상태라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현지 고추 가공공장 관계자들은 동남아로 수출되는 다대기용이라지만 실제 어디로 수출될 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중국산 김치 가운데 일부는 희아리고추에 파프리카기름을 섞은 양념으로 만든 것으로 이러한 방식이 아니면 가격을 맞출 수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번 중국 방문길에서 보따리상을 통한 중국산 고추유통을 살펴보기 위해 직접 배를 타고 귀국하는 번거로움을 택하기도 했다. 그는 “보따리상들이 어렵게 생활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면서도 “그러나 식품안전성, 탈세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이번 중국 방문에서 지켜 본 중국산 고추 수입·유통 실태를 기반으로 다가오는 국감에서 수입농산물 안전성 문제를 집중 부각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정수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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