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생산-관광의 ‘하모니’…지역농업 활로 찾다

제주지역 농민들이 감귤 과수원 ‘미캉노카’ 시찰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일본의 구마모토현은 활화산 분화구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지만 드넓은 초지를 바탕으로 목축업이 발전한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특히 이 지역의 농업은 생산만이 아닌 관광과의 훌륭한 조화를 통해 지역농업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어 이를 배우려는 견학장소로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농업인단체협의회(회장 고창효)는 농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15~20일까지 5박6일 동안 일본 구마모토현을 찾았다. 이에 따라 본지는 제주특별자치도농업인단체와 함께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이면서 농업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일본을 방문, 동행 취재했다.

#엘 파티오 목장 “웅대한 자연 느끼며 승마”

“웅대한 자연을 피부로 느끼면서 승마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100만㎡의 드넓은 초원 위에 자리 잡은 엘 파티오목장은 지난 1983년 일본에서 최초로 말을 탈 수 있도록 조성된 곳으로 승마목장과 승마교육 경영, 승마생산?육성 등의 사업을 하고 있으며 초등생부터 80대 중반까지 승마를 즐길 수 있는 목장이다. 목장직원은 모두 10명에 불과하다. 드넓은 초지관리는 전문회사에 임대했고 질병관리는 관내 수의사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말의 건강을 체크한다. 이곳에서 관리되는 말은 모두 60마리. 100만㎡의 면적에 60마리는 너무 적은 것 같지만 넓은 공간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리방법이라고 한다.

히로시 아라키 영업본부장은 “연간 2만5000명 정도가 방문하며 5개 정도의 객실이 있어서 2박3일 정도 머물며 승마를 즐기는 관광객이 많다”며 “말 품종은 다리가 짧아서 안전하기 때문에 작은 말을 선호 하며, 다리가 긴 경주용 말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히로시 본부장은 “일본인들에게는 제주 승마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왜 홍보를 안하는가? 조금만 홍보하면 매우 많은 일본인들이 제주를 찾을 것”이라며 “일본인들은 승마를 위해 비싼 여행경비를 들여가며 호주와 몽골 등지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히로시 본부장은 “천혜의 자연과 말을 관광과 접목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일본내 관광승마장은 200곳이며 그중 큐슈지역이 10곳, 아소지역이 4곳이 있고 일본여행사들에게는 10% 정도의 커미션을 준다”며 “올해에는 매출 목표는 1억2000만엔”이라고 귀뜸했다.

#키노우치농원 “직접 만든 퇴비·비료만 사용”

“맛있는, 안전한, 안정공급을 목표로 하는, 엄선한 재배”

키노우치농원은 표고 500미터의 아소 고원에 자리 잡고 있으며 고랭지 독특한 밤낮의 기온차이가 작물의 당도를 올려 과실이나 야채의 맛이 매우 좋아서 자연력 풍부한 농업의 적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작물 생장의 중심인 뿌리를 건전하게 기르기 위해 아소지역에 넘치는 야마노풀과 아카우시의 퇴비를 균형 있게 배합해, 미생물을 이용한 최고급의 퇴비를 고집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모두 스스로 만든 보카시 비료(깻묵, 어분등)를 사용하고 있다.

무라카미 스스무 사장은 “1985년 아소지역에서 처음으로 농업을 시작하고 1989년 연수생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했고 딸기농원을 시작했다”며 “1998년 유한회사 키노우치 농원으로서 법인화했고 2004년 연수생 제도를 회사에서 분리, NPO(비영리) 법인인 아소 에코파마즈센타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무라카미 사장은 “ 건전한 토지가 생명력 넘치는 작물을 만들고 안전한 작물은 건강한 사람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정성껏 딸기와 미니토마토, 메론 등을 재배하고 있다”며 “농산물 가공사업을 통해 계획 생산, 계획 판매가 가능하고, 가격도 생산자측이 코스트 계산에 근거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 농업의 미래를 담당하는 인재의 육성을 목표로 하는 신규취농연수는 그동안 400명이상의 취농희망자를 받아들여 많은 농업 독립 경영자를 길러냈으며, 새롭게 지역 내의 전업농가나 농업 법인과 NPO법인을 설립, 새로운 경영 감각의 농업자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취농연수자는 프로 농가로서의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교육기간은 2년으로서 실천 주의에 근거한 농업 연수로 프로 농가를 육성한다. 하지만 교육생들에게는 교육비와 식사비 등 모두다 실제비용을 받는 다고 한다.

한편 무라카미 스스무 사장도 귀농인이다. 사이타마현 태생으로 도쿄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광고 대리점에 근무했고, 1989년 키노우치 농원 입사 이래 15년간 농산 가공 부문을 중심으로 담당했으며 2009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아소밀크목장 “한 해 26만명 찾아 농장체험”

구마모토현 아소군에 자리 잡은 아소밀크목장은 지역축산 체험교류추진사업(JRA)의 일환으로 일본경마협회에서 보조를 받아 설립했으며 구마모토현농업협동조합연합회에서 농민연맹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면적은 33만㎡이며 직원은 25명.

관광객은 연간 26만명 찾아오고 있고 학교급식에도 생산물을 제공하고 있다.

이 목장은 고급유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것과 관련제품을 만들어 보는 체험학습장을 관광객에게 적극 개방하는 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목장 입구 왼쪽에는 검사실을 갖춘 유제품 공장이 있어 하루 평균 2톤의 원유를 95℃ 중저온 살균법으로 처리한 우유와 치즈 및 버터는 소비자로부터 인기가 높다.

이와 함께 젖소·개·염소·돼지 등 가축과 함께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은 가족방문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가축들이 레이싱을 하는 트랙은 긴 나무의자를 4~5단으로 높낮이를 달리하여 고정시켜 관람을 용이토록 했다.

또한 관광객이 관심을 갖는 것은 유제품 생산체험으로 예약을 하고 소정의 체험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 목장에서 생산한 각종 유제품과 가축모형의 인형을 비롯한 T셔츠에서 손수건에 이르기까지 약 300종에 달하는 제품은 100평 규모 판매장에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다. 이곳에서의 총매출은 연간 약 4억3000만엔.

#시치죠 마치의 메론돔 “시가 전체 투자금 80% 맡아”

메론돔은 제3섹터 방식의 농특산물 판매점이다.

전체 투자금액의 80%를 시에서 투자하고 나머지 20%는 농가들이 투자한 형태를 띠고 있다. 그래서 대표이사는 현직 시장이 맡고 있다. 우리 농업에서는 좀 생소한 사업투자 방식이지만 사실은 매우 필요한 방식이기도 하다.

1994년에 설립된 메론돔에 소속된 회원은 약 300명. 메론재배 농가는 34명, 야채 150명, 화훼 90명이다. 이중 메론의 재배면적은 약 20ha. 농가들은 생산만 하고 판매는 메론돔이 책임지는 대신 농가들은 판매금액의 12%를 수수료로 지불한다. 그리고 팔다가 남게되면 전량 생산농민이 수거해 가는 방식이다.

사업초기에는 3억5천만엔 정도이던 연매출이 지금은 13억엔으로 늘었다.

메론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출하된 메론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당도가 14브릭스가 되지 않은 것은 판매하지 않고 출하농가에 반품 처리한다. 또한 생산량 전량을 도매시장에 출하하지 않고 이곳을 통해서만 판매토록 함으로써 제품의 신뢰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감자 같이 뿌리를 이용하는 농산물을 제외한 모든 야채는 하루만 판매하고 모두 농가가 수거해 간다. 이같은 품질관리 덕분에 관광객 방문은 물론 전화나 인터넷을 통한 주문이 많다고 한다.

#감귤 과수원 미캉노키 “재배하는 감귤 품종만 16개”

사가현 후지쯔군 타라정에 위치한 감귤 과수원 미캉노키는 감귤 과수원만 전업으로 하는 사와야마 나오야씨(49) 부부와 부모 등 4명이 경영하고 있다.

과수원 면적은 5만1300㎡다. 감귤만 전업으로 하는 특성상 이 과수원에서 기르는 감귤품종만 16개나 된다. 전체 과수원 면적을 쪼개 품종별로 재배해 일손을 분산시킴과 동시에 출하도 분산시키고 있다. 극조생은 1만6400㎡에 4개의 품종별로 2500㎡에서 5900㎡까지 재배하고 있으며 빠른 것은 9월하순부터 출하해 11월 상순까지는 출하를 마친다.

조생은 6500㎡를 재배하고 있으며 2개의 품종을 11월 상순부터 12월 말까지 출하하고 있다. 중생 역시 6600㎡의 면적에서 2개의 품종을 재배하고 있으며 12얼 상순에서 2월까지 출하한다. 만감류는 6개의 품종을 재배하고 있으며 12월 중순에서 2·3월 출하용과, 3월에서 5월까지 출하하는 품종 등이 있다. 품종별로 최소 500㎡에서 7만4000㎡까지 재배중이다.

전체 감귤 나무의 수령은 10년 이하가 56%, 11∼20년생 8%, 21∼30년생 9%, 31년 이상이 27%다.

전업으로 하는 만큼 과수원에서 일하는 일수는 연간 250일에 이른다. 감귤 꽃 따기와 열매따기 역시 인부를 구하지 않고 대부분 자가 노동력으로 해결하고 있다.

와야마씨는 “올해 얼마를 벌겠다는 목표를 정해서 과수원을 관리하고 이에 맞춰서 인터넷이나 지역판매장에 출하가격을 정해 출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철kimh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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