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 배만 불린다

축산물 산지가격과 농가수취가격이 최근 하락세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격의 하락폭은 그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 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현재 한우 암소(600kg) 가격은 481만원으로 543만9000원이었던 3월 2일보다 무려 11.56% 하락했다. 농가수취가격도 608만원에서 13.93% 떨어진 523만3000원이다. 반면 4월 27일 1등급 갈비가격은 3월 2일보다 2.46% 하락한 3만12888원, 1등급 등심가격도 3.08% 떨어진 3만3642원에 불과해 산지 및 농가수취가격 하락폭에 턱없이 부족했다. 소비자가격의 하락폭이 산지 및 농가수취가격 하락세를 못 따라오는 것은 대형유통업체들이 높은 마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부와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가 지난해 조사한 가축유통실태조사 및 개선방안에 따르면 축종별 평균 총 마진율은 한우 20.5%, 돼지 30.2%였다. 하지만 백화점과 대형할인마트는 무려 15~25%의 마진을 남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축산물은 보통 20~25%의 마진율로 가격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특히 농수산물의 마진율은 약 10~13%, 배합사료의 마진율은 약 3% 남짓, 유통업체들이 할인행사를 실시할 경우 마진율이 5%까지 감소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그동안 막대한 폭리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B마트의 관계자도 “농수산물의 마진율은 약 10~13%이지만 축산물은 15~18%”라고 설명했다. C마트의 관계자는 “등심 등 희소성이 있는 부위는 20% 이상 마진을 남기지만 초특가할인행사 등을 실시하면 5%까지 낮추고 있다”고 실토했다. 이 때문에 유통업체의 폭리를 최소화하고 농가와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통구조를 축소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한우의 경우 농가→중간상인→도축장, 농가→계통출하→도매시장, 농가→가축시장→도축장 등을 거친 뒤 중간유통업체 및 육가공공장을 경유해 소비단계로 이어지고 돼지고기도 4~5단계를 거친다. 연구용역에 참여했던 곽영태 연구위원은 “중간과정이 많아 마진율의 차이가 있다”며 “유통단계를 축소해 소비자는 싸게 구매하고 생산자의 수취가격을 높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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