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기 농업부장

18대 국회가 문을 연지 82일간의 공전을 깨고 지난달 19일 전격적으로 원 구성에 합의됨으로써 정상화가 이뤄졌고 이달 1일부터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임기가 시작된 지 3개월여만의 일이다.

위원회 명칭도 과거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서 농림수산식품위원회로 바뀌고 대부분 지역구 출신인 19명의 국회의원이 배정됐다. 

이날 대다수 국회의원들은 상견례 인사말에서 ‘농업발전을 위해 여야 구별 없이 다함께 힘을 모으자“며 농업·농촌발전을 위해 몸소 실천할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고 한다. 이낙연 농식품위 위원장도 ”정부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농업발전 지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농식품부 장관 인사검증 및 업무보고, 추경예산 심의 및 산하기관 업무보고 등 지난 3개월여만의 파행을 만회하기 위한 의원들의 숨가쁜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18대 국회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시각은 곱지 않다. 첫 숙제이었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이나 쇠고기 청문회가 농민들의 기대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 채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정치적 회오리 등으로 한계가 또다시 재현됐다는 쓴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산하기관 업무보고도 아직 업무가 제대로 파악되지 못해서인지 날카로운 질의도 적었다는 평가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여대야소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정부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농업발전 지원이 악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국회가 제대로 일을 해야 한다. 더욱이 곡물값, 유류값 폭등으로 어느 해보다 어려움에 처해있는 농민들이 많기에 이를 해결할 과제 또한 산적해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당장 큰폭으로 오른 면세유, 사료·비료값이 농민들의 최대 고민인 만큼 유류가 안정대책, 사료 공급안정, 화학비료보조금 재도입 등의 입법 활동과 예산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 물론 농식품위에서 여야가 힘을 합쳐 추가경정예산을 정부안보다 확대됐고 2287억원의 한미 FTA연계예산도 어느 정도 풀었지만 현재의 농업·농촌상황을 고려할 때 충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이다.

여기에 실질적인 FTA보안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농가부채특별법 및 통상절차법 등도 조속히 제정해야 하며 국제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식량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식량자급율 법제화 등도 이번 국회가 해결해야할 역점 과제이다. 또한 바꿔진 상임위 명칭에 걸맞게 식품의 안전성과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해 식품 안전성 문제를 농식품부로 단일화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하며, 특히 광우병 문제로 촉발된 쇠고기 협상 문제는 국회에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실을 밝히고 파헤쳐야 할 것이다 

농림수산식품위, 나아가 이번 국회가 주요 농정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통한 제대로 된 발전 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농정 감시와 견인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주고 농민들에게는 희망을 심어주는 진정한 민생국회로 평가받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문기jungm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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