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 동약피해 김교춘 씨

충남 당진의 김교춘 씨는 지난해 12월경 사용한 항생제로 인해 모돈들이 사료섭취를 거부, 폐사 등의 피해를 입었지만 제조사에서는 '나몰라라' 식으로 대처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전문가 “에리스로마이신 함유 탓” 추정 불구’진상 조사·보상요구 석달 넘도록 외면 ‘분통’ 업체 “금주중 사장 방문, 사태해결” 약속 주목’ “농가가 급여한 항생제에서 문제가 생기면 제품을 생산한 회사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 아니냐?” 지난 7일 만난 김교춘 씨(일출농장, 충남 당진, 모돈 250두)는 인터뷰 시작부터 분통을 터트렸다. 2006년 12월 15일 임신모돈사료와 포유모돈사료를 각각 4955kg, 3000kg 입고한 김씨는 동약업체인 E사에서 출시한 항생제 제품을 포유모돈사료와 임신모돈사료에 각각 톤당 1kg, 2kg을 혼합해 급여했다. 하지만 포유모돈은 15일 점심부터, 임신모돈은 16일 아침부터 갑작스레 사료섭취를 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역수의사 등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한 결과, 제품에 함유된 에리스로마이신이라는 약품이 기호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의사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리스로마이신을 사료에 넣으면 기호성에 영향을 줘 섭취가 떨어지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있다”면서 “아무리 좋은 항생제라도 기호성은 떨어지는 만큼 이 성분을 쓰려면 음수투약이 좋다”고 권장했다. 김씨는 “이 제품을 투여한 후 돼지들이 배가 고파도 사료만 헤칠 뿐 거의 먹지 않는다”면서 “이 약품을 섞은 군과 그렇지 않은 군으로 나눠 시험한 결과 이 제품이 혼합됐기 때문에 사료섭취가 안된다는 결론도 얻었다”고 주장했다. 모돈들이 사료섭취를 거부하면서 유산 및 모돈폐사, 무유증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충분히 젖을 내지 못하자 자돈 성장도 지연되는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김씨가 분만실패, 모돈폐사 등으로 발생한 피해액은 약 1900여만원. 이 제품을 생산한 회사에 강력히 항의하며 진상조사 및 보상을 요구했지만 사건 발생 석달이 지나가도록 히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항생제를 정량보다 많은 톤당 3~5kg을 급여해도 섭취거부가 저렇게 심하지 않는데 난 1~2kg밖에 투여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피해액을 모두 보상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회사가 생산한 제품에 대해 책임있는 행동을 원하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이유 후 재귀발정이 지연됐던 점 등을 감안하면 피해액은 더 커지지만 회사와 계약한 보험회사에서는 E사로부터 제조과정에 이상이 없었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김씨에게 보험지급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보험회사에서 약품에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받아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얘기했다”면서 “E사에 이 약을 급여해 문제가 없었던 농장을 알려주면 확인해보겠다고 말했지만 회사로부터는 이 약이 어느 농장에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는 말도 안되는 답변만 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E사의 김모 사장은 김씨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금주 중 농장을 직접 방문,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돈장을 시작한 지 4년여만에 큰 문제가 발생, 농장이 끝난 줄 알았다는 김씨. 지난해 MSY 19두 달성, 올해 21두를 목표로 매진하고 싶다는 김씨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업체와 원만한 해결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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