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협의 결과가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아 촛불시위가 격화되자 정부는 일본·대만의 관련협의 결과에 따라 재협상을 할 수 있다며 현재의 협의결과를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기다려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G8 정상회담 후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미국 부시 대통령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 완화 요구를 거부했다. 일본 총리는 식품의 안전을 지킨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과학에 근거해 판단하겠다며 분명하게 거절을 표명한 것이다. 한국보다 더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을 강조하는 일본은 여전히 과학적 기준을 근거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기준 완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검역주권과 국민건강권을 버린 우리와 일본 총리의 입장이 크게 비교되는 대목이다. 대만의 경우에도 지금까지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완화를 위한 협의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더구나 대만은 OIE의 가입국가도 아니고, OIE의 기준을 준수할 국제법상 의무도 없다. 그럼에도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미국과 대만간 협상이 진행 중이며, OIE 기준에 따라 협상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론에 거짓을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 수출업체이며, ‘0-157:H7’ 오염과 관련해 지난주 리콜에 들어간 미국 쇠고기 업체는 자국내 리콜 물량을 당초의 10배로 늘렸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오히려 청와대와 여당은 보수단체까지 동원해 냉동창고에서 1년 묵은 미국산 쇠고기로 시식행사까지 벌이는 어처구니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제 더 이상 미국산 쇠고기를 옹호하지마라. 일본이 수입 조건 완화를 거부했으니 재협상하자고 당당하게 요구하라. 이번이 재협상을 위한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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