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직/경기도 이천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고단함도 잊은채 농부들의 발길이 논 밭으로 향한다

농기계 소리에 놀란 탓일까
새들의 비행이 불규칙 하다

육체적 피로가 쌓인 탓에
온몸의 마디 마디가 경직되다 못해
우두둑 우두둑 소리를 낸다

낡은 기계가 이상 신호음을 예고하는 것처럼
뇌신경은 부분적 결함을 감지한다

사람 대접도 못받는 농삿일이 무엇이 좋아서
저리도 목을 매는 것일까

떼돈은 고사하고 뼈와 살을 깎는 아픔과 고통으로
흙과 함께 하는 村負들

대를 이어온 세월의 댓가가 가난이라면
누구를 위한 희생이였나

운명인 것처럼
검게 그을린 노동의 아픔을
스스로 위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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