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생산성 제일주의 벗어나 순환과 공생의 지역 공동체로”

지역재단은 지난 4~5일 원주시 상지대학교에서 '제5회 전국지역리더대회'를 개최하고, '협동적 지역사회 만들기'를 비롯 주체별 사례발표와 함께 토론 및 대동한마당 등을 진행했다.

(재)지역재단(이사장 정영일)은 4일~5일 이틀간 강원 원주시 상지대학교 민주관에서 김진선 강원도지사, 김성훈 상지대 총장, 김기열 원주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회 전국지역리더대회를 열었다. 주제는 ‘자립·자치·협동의 지역을 위한 순환과 공생의 지역공동체 만들기.’ 주요 발표 내용을 소개한다.

▲기조발제/한국농촌-순환과 공생의 지역 만들기

농촌 위기극복에는 두 흐름이 있는데 △주류에서 시장주의(신자유주의)와 국가주의 △비주류(대안)에서 생명공동체, 유기(자연)농 운동 등 생태주의가 있다. 신자유주의는 지금까지의 성장·생산성 제일주의를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고, 농정개혁과 재정지출 증대, 제도개혁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주의는 농촌사회의 토호와 지방관료 지배구조를 공고화할 가능성이 있다. 비주류적 사고는 물질중심의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과 대안적 운동을 전개하고, 농업의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농촌주민의 일반적 존재양식과 괴리되고, 소수 이상주의자들의 이념적 운동으로 치부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실천적 과제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시장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국가주의에서 지역주의로, 생태주의에서 통합적 사고를 통한 지속가능한 농촌사회의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다. 지역의 의의를 현대사회에 맞도록 재해석하고 복원해서 순환과 공생의 지역만들기가 돼야 한다.

실천과제로는 자립적 지역경제 만들기 차원에서 △로컬푸드 시스템 구축 △지역농업 조직화 △재래시장 활성화 △지역특화산업의 육성 △지역통화운동 추진 △도농교류 활성화 등이 있다. 또한 분권과 자치의 지역생활공동체 만들기 측면에서 △지역 복지공동체 △지역교육공동체 △지역문화공동체 △여성·보육 △주민참여·주민자치 △공동학습 등이 있다. 생태계 보전 차원의 △자연순환형 농업 △에너지 자립형 지역 만들기 △리사이클링(폐기물 재활용, 순환형 지역사회) 등도 중요하다.

지역만들기의 가장 중요한 주체는 주민이며, 시민사회단체(NGO) 및 지역 만들기 네트워크, 협동조합 혹은 사회적 기업, 지자체의 역할이 필요하다. 공공 의사결정과 집행을 위한 로컬 거버넌스도 요구된다./박진도 지역재단 상임이사, 충남대 교수

사례1:원주, 로컬푸드·학교급식 운동 활성화 역점

▲협동조합 지역사회 만들기/원주협동조합운동협의회의 사례=원주에서는 2002년 원주의료생협에 이어 2003년 원조협동조합운동협의회가 창립됐다. 13개 회원단체에 약 2만가구의 조합원이 있다. 밝음신협, 원주한살림생협, 원주생협, 남한강생도생협, 원주의료생협, 원주노인생협, 상지대생협, 공동육아협동조합 소꿉마당, 참꽃지역아동센터, 참꽃작은학교, 원주자활센터, 성공회원주나눔의집, 원주가톨릭농민회 등이다. 특히 원주지역에는 237농가, 203.7ha의 친환경농업 기반이 있다. 

협의회는 로컬푸드 운동과 사회적 경제(기업)에 관심을 집중시키려 하고 있다.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의 성과를 실질화 시키기 위해 지역식량체계를 만들고 지속가능한 지역경제체계를 만드는 일은 협동조합이 해야 할 일이다. 최근에는 원주시 청사 구내식당에 친환경쌀(해울미)이 공급되기 시작하는 등 성과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학교급식을 비롯한 공공급식을 친환경적으로 재편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조세훈 원주협동조합운동협의회 사무국장=

사례2:아산, 3개조직 협력…친환경농업 정착 최선

▲순환과 공생의 지역농업 조직화/아산 친환경농업 생산자단체의 사례=아산시에서 친환경지역농업을 추진하고 있는 단체는 크게 세 조직이다. 첫 번째는 가장 중추조직으로 ‘한살림 아산시 생산자연합회’가 있고, 두 번째로 생산자연합회의 가공 및 유통조직인 ‘푸른들 영농조합법인’이 있다. 생산자연합회는 주로 생산분야 업무를, 푸른들영농조합은 수확 이후의 모든 업무를 담당한다. 또한 2005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지역농업클러스터 시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형성된 ㈔아산 친환경 지역농업 클러스터가 있다.

영농조합은 농산물의 저장·출하관리와 각종 시설관리, 식품가공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가공공장은 처음 콩나물로 시작해서 두부, 두유, 배즙, 양파즙을 취급하고, 아산지역 학교급식에도 관여한다. 2006년부터는 영농사업단을 만들어 고령농민들이 농작업을 대행한다.

아산시 생산자단체의 당면과제는 이들 3개 조직의 기능과 역할 분화, 클러스터 사업에서 아산시의 역할 강화 등이다. /이호열 아산 푸른들영농조합법인 대표

사례3:나주, 친환경 ‘학교급식지원센터’ 성공 예감

▲지역 먹을거리 살림체계와 지역 활성화/나주-지역의 백년대계, 친환경 학교급식=나주시는 2003년 9월25일 전국 최초로 학교급식 조례를 제정했다. 나주시는 초·중·고등학교와 보육시설 등 122개교, 학생 1만5000명을 대상으로 학교급식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친환경 농산물 구입 및 친환경쌀 구입비 등 학교급식비로 25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2006년~올해까지 3년간 학교급식 지원센터, 네트워크 구축, 생산기반 등을 내용으로 하는 친환경 학교급식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중이다.

나주시는 단체장의 확고한 의지와 담당부서의 책임있는 자세를 바탕으로 안전한 학교급식과 지역농업 발전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나주시는 서울과 광주 등 타지역 학교에 나주산 친환경쌀과 잡곡 등 급식재료를 제공하면서 나주지역 학교와 동일단가로 공급하면서도 소비지 학교까지 배송비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나주시는 193ha 의 친환경 및 우수농산물품질인증(GAP) 단지를 확보, 연중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 계절적, 지역적 생산이 곤란한 식재료 조달의 문제, 수요량에 비한 과잉생산의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품목 주산지와 협력, 대도시 지자체와 자매결연, 인근지역 대도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판행사를 추진중이다. 현재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올 하반기에 운영할 예정인 친환경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역할에 기대를 하고 있다.

이상길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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