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식 주미대사, 미의회 의원들과 ‘비밀’ 쇠고기 협상 충격

김종훈 대표, 검역 조건 수정 시사 발언에재경부차관보 “소탐대실” 망언까지 이어져 이태식 주미대사가 미의회 의원들과 비밀리에 쇠고기 협상을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김종훈 한미FTA협상 수석대표가 미국 뼛조각 쇠고기에 대한 기존의 위생·검역조건의 수정을 시사하는 발언과 지난 17일 김성진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의 망언이 이어지자 소비자 및 농축산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태식 주미대사는 지난 17일(현지시각) 미 상원 덕슨빌딩에서 맥스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 등 상원 의원 11명과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 현안에 대해 비밀 협상을 가졌다. 이를 보도한 미국 언론사들은 한국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고 밝혀 사실상 한국의 검역기준에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종훈 수석대표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뼛조각 쇠고기 문제에 대해 “전수검사해서 뼈가 있는 것은 돌려보내고 그렇지 않은 것은 먹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17일 김성진 재경부 차관보는 “쇠고기를 탐하다 더 큰 것을 잃을수 있다”라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소비자 및 농축산단체들은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이태식대사의 비밀협상과 맞물려 정부가 당초 미국과 합의한 검역 조건을 대폭 후퇴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라며 긴급 기자회견을 갖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겧?TA농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와 범국민운동본부는 지난 18일 한미FTA협상장인 신라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밀실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팔아먹는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외통부는 미국산 쇠고기 관련 미국과의 비밀협상 내용 공개 △매국노 이태식 즉각 파면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전국한우협회 남호경 회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한미FTA의 전제 조건으로 인식하는 망국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홍수 농림부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출석, “이태식 대사가 미국의원들을 만난 것에 대해 외통부로부터 외신자체가 ‘오보’였다고 확인됐다”며 “이태식 대사는 뼈 문제는 별개이며 기술적인 것은 전문가들이 다뤄야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정문기jungm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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