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 산업부 기자

열차례에 걸쳐 낙농진흥회 소위원회가 진행됐지만 결론은 없었다. 낙농가들이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공장 등을 찾아가 거세게 항의했지만 유업체들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이승호 낙농육우협회 회장이 보름 넘게 단식투쟁에 나선 이유를 유업체들도 알고 있지만 그들은 5%대였던 원유가 인상폭을 12.1%까지 올리는 안을 내놓는데 그쳤다. 낙농가들의 최후 마지노선인 25%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유업체들은 소비감소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그들은 최소 수준으로 원유가격을 인상한 후 제품가격 인상폭은 극대화시켜 실속을 차릴 속셈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이 개최한 정책간담회에서 유가공협회가 제출한 자료에는 유대가격 29% 인상시 소비자가는 51.8%를 올리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어 “이 참에 남겨먹자”는 속셈이 드러났다.

생산비 절감을 위해 농가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는 유업체는 자구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농가와 소비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꼴이다. 낙농가들은 결국 사상 초유의 납유거부운동에 돌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납유거부는 농가 피해는 물론 소비 악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들은 생존권을 위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유업체들이 가래로 막을 일을 호미로 막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전향적 자세로 나서주길 바란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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