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성 질병 잡고 분뇨 자원화 확대”

정부·국회 설득…예산 최대한 확보농장 시설 개선에 1조원 투자유도국산 돼지고기 제값받기 방안 모색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이었다. 지난 3일 전문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차기 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최영열 대한양돈협회 회장은 “현직 회장은 심판받는 자리이기 때문에 3년전보다 더 긴장된다”고 말했다.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높아졌기 때문은 아닐까? 하지만 간담회가 시작되자 최 회장은 향후 양돈업계를 이끌어 갈 방향을 쏟아냈다. 최 회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부분은 소모성 질병 대책과 가축분뇨의 자연순환농업 활성화 방안, 국내산 돼지고기가 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차별화 방법이다. 현재 양돈장에서는 소모성 질병으로 인한 피해가 2년 넘게 지속되면서 도축물량이 현저히 떨어졌다. 최 회장은 이 부분이 농가피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피해까지 이어지는 만큼 해결대책 마련이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보통 1900만두는 돼야 할 도축두수가 지난해 1300만두 정도에 그쳤다”면서 “마리당 15만원에 계산하면 죽어나간 600만두로 인해 약 1조원의 돈이 공중으로 사라졌지만 돼지가격이 고공행진하다보니 정부는 산업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에 최 회장은 농장의 환경 및 시설 변화를 통해 질병을 극복할 수 있도록 재원 확보에 주력한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농가 시설개선에 3개년 또는 5개년 계획을 세우고 1조원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면서 “국회의원과 정부를 설득해 예산을 확보하고 피해가 심각하거나 개보수가 가능한 농장부터 시설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연순환농업의 활성화에 대해 최 회장은 지자체에 대한 지원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주의 경우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돕고 농가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분뇨자원화가 매우 잘 이뤄지고 있다”면서 “영광, 나주, 김포, 이천 등에서도 변화조짐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지자체 지원을 강화해 가축분뇨가 바다로 향하는 일이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산 돈육 차별화를 위해 포장육 유통, 생산이력 등 여러 아이디어에서 고민 중이라는 최 회장은 등급대로 판매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농가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협회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모성 질병 극복 또는 분뇨의 자원화를 잘 이뤄낸 농가들을 주선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농가에게 소개해주는 중계소 역할을 실시, 농가 차원의 문제점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는 생각이다. 향후 3년간 목표를 정해놓고 더 세련된 방식으로 농가 심부름을 하겠다고 결심한 최 회장. 다음달 9일 개최되는 대의원총회에서 농가들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되고 있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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