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양돈농가 구일농장 안병철 씨 / 71년생

돼지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10년 동안 ‘최고 농장’ 밑그림 그려친환경 축산 실천 앞장사료비 절감?폐사율 줄이기 으뜸현장 고스란히 담긴논문 완성해‘축산 전문가’로 거듭났으면 10년째 양돈장을 운영하고 있는 안병철(37)씨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예술학도이다. 시각디자인과 돼지? 얼핏보면 무언가 조화롭지 않은 느낌이다. 하지만 농장을 방문해보면 그가 얼마나 준비된 양돈농가인지 알 수 있다. 그래서일까 돼지띠의 해인 2007년을 맞는 그의 마음은 남다르다. 이미 세명의 딸을 낳은 딸부자집 아빠이지만 그는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돼지의 의미처럼 올해 아이를 더 가졌으면 하는 소망부터 밝힌다. "4살, 8살, 9살배기 딸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올해가 황금돼지의 해이기 때문에 둘 정도 더 낳고 싶다"면서 "한국은 외국처럼 가업을 물려받는 인식이 부족하지만 나는 자식을 더 낳아 원하는 자식에게 농장을 물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예술을 전공했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안 씨는 "돼지를 그림 그리는 예술이라고 생각하면서 농장을 운영한다"며 "붓의 움직임에 따라 그림이 변화하듯이 나의 뜻에 따라 농장이 바뀌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 10년동안 경쟁력 있는 농장을 만들기 위한 밑그림 그리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가 지금까지 준비한 것과 올해 농장에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2007년이라고 해서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예전부터 꾸준히 준비해왔던 것들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수출 중단 전까지 구일농장이 일본 수출 전문농장이었던 것처럼 양돈은 가장 경쟁력 있는 품목이고 상위 1%도 가능한 만큼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그는 개인적으로 건국대 대학원에서 축산경영학을 공부, 현장을 바탕으로 한 축산학의 전문성 갖추기에 여념이 없다. 농장 HACCP 도입도 그의 경영마인드로 인해 실시된 사항. 2004년 호주 SGS사로부터 HACCP 인증을 받은 구일농장은 그 노력 덕분에 농장 시스템과 인프라 등을 갖추는데 성공했다. "HACCP 인증을 받으면서 환경과 민원의 구속을 받아본 적이 없는 등 친환경농업 활성화를 위한 시스템과 미래를 위한 준비를 했다"면서 "위생·안전성 확보를 위해 항생제를 적게 쓰려고 벌침을 이용하고 있으며 주사바늘 한개도 허술하게 관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농장직원들에 대한 배려도 구일농장이 갖고 있는 강점이다. 구일농장에서 실시되고 있는 직원 복지부분은 3년 이상 근무시 해외연수, 인센티브, 사택 운영 등이다. 통상적으로 외국인은 1년도 못버티는 것이 현실이지만 구일농장의 한 태국 노동자는 7년째 근무하고 있어 안 씨의 직원에 대한 배려를 읽을 수 있다. "농장만의 발전이 아닌 함께 도약하고 직원들이 장기근속할 수 있도록 복리후생 및 인센티브 등의 근거를 마련했다"면서 "사택도 시내에 둬 직원들이 출근한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사료비도 kg당 270원으로 일반 농장들보다 월 3000만~4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고 자연환기를 통해 불필요한 환기시설비용 낭비를 줄였다. 그의 치밀함과 노력 때문인지 지난해와 올해 PMWS 등의 소모성 질병으로 상당수 양돈장들이 30~40%의 폐사율이 나타나는 등 골치를 겪었지만 구일농장은 10%도 되지 않는다. 안성에서 연간 모돈당 이유두수도 25두를 넘긴 몇 안되는 농장이기도 하다. "외국산 돼지고기와 경쟁하려면 생산비의 60~70%를 차지하는 사료비 절감과 남들 10두 죽일때 나는 그보다 적게 죽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농가들이 잘못된 부분을 인식하고 경쟁력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4년째 정리하고 있는 농장기록과 각종 시험사양성적 등을 모아 현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을 토대로 현실적인 축산관리논문을 쓰고 싶다는 그는 돼지에 대한 사랑으로 농장 운영이 가능했다고 강조한다. 준비된 양돈인인 안병철 씨의 올해 소망인 논문 완성과 건강한 2세 낳기, 경쟁력 있는 양돈장 운영 등이 2007년 돼지해에 이뤄지길 기원한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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