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경매시장이 올 2월부터 전자경매를 도입하면서 농가와 상인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꾸준한 품질 개량혈통·질병관리 철저미 카길과 기술제휴고품질 사료 급이월 평균 500여두 경매 "5초 남았습니다." 지난달 25일 김용우 합천축협 상무의 입을 통해 송아지 전자경매가 진행되자 참가한 유통상인 및 한우농가들의 눈과 손길이 바빠진다. 얼마를 입력할지 옆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자주 관찰된다. 모델(?)로 나선 송아지(5개월~7개월)의 모습을 짧은 시간에 관찰하고 기기판에 입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 저기 날뛰는 송아지를 통제하느라 애먹는 축협직원들의 모습과 경매가에 대해 다소 아쉬워하는 농가들의 탄성도 접할 수 있는 곳이 합천전자경매시장이다. 2001년부터 등록우 경매를 시작했던 합천경매시장은 올 2월부터 전자경매를 도입하면서 농가와 상인들의 호응이 부쩍 늘었다. 이날 경매에 참가한 상인들만 약 100여명. 농가들과 구경꾼들까지 합친다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보통 월 150두가 경매되면 잘 되는 시장이지만 이날 경매두수는 414두에 달한다. 합천축협의 한 직원은 "의령, 산청, 양평 등에 경매시장이 있지만 월 150두 정도 돼야 잘된다고 본다"면서 "합천의 경우 연평균으로 따지면 월 약 500두 정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합천전자경매시장이 잘 나가는 이유는 혈통등록은 물론 꾸준한 품질개량, 어미소에 대한 브루셀라 검사를 지속적으로 해오는 등 송아지에 대한 혈통 및 질병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 카길과 기술제휴를 통해 만들어진 사료를 급여, 송아지 품질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고 전자경매로 진행되다보니 거래의 투명성이 확보되는 장점이 있다. 김방현 합천축협 이사는 "축협 직원들이 사전에 브루셀라 검사 등을 모두 실시하고 혹여나 출장한 소가 이상하면 경매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화봉 합천축산사료유통센터 대표는 "일반 사료보다 포대당 약 760원 저렴하지만 카길과의 기술제휴는 물론 사료생산에 노하우를 가진 경력자들이 고품질 제품생산에 일조해 품질에도 자신 있다"면서 "철분이 많은 황토성분과 설사를 잡는 물질을 첨가했다"고 강조한다. 물건이 확실하다보니 전국에서 유통상인들이 몰려 낙찰된 송아지 가격은 다른 우시장보다 보통 20만~30만원 정도 높다. 이날 평균 암송아지와 수송아지 가격은 각각 301만원, 255만원. 최고가는 346만원, 297만원으로 11월 24일 농협중앙회 가격 277만원(암), 225만원(수)보다 월등히 높다. 평택에서 온 이구영 씨는 "송아지 23두를 사러 새벽 5시에 출발했다"면서 "다른 우시장보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안전하게 관리되는 등 훨씬 믿을만해 왔다"고 말했다. 전자경매를 도입 후 합천경매시장이 살아나면서 농가들도 더 좋은 소를 출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주변 지역의 시장도 활성화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가와 축협의 노력으로 일궈낸 이런 모습이 한미 FTA 협상과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 등으로 위축될 수 있는 한우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하나의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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