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농가

지난달 22일 전북 익산시 함열읍에 이어 27일 최초 발생 농장에서 3km 떨어진 황등면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방역대책에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발생원인과 경로에 대한 추측만 있을 뿐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고 살처분 대상농가, 이동제한 지역농가 등 피해농가에 대한 정부 지원 대책이 미비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AI 발생 소식 이후 육계시세는 급격히 하락하고 위축된 소비시장으로 발생지역 농가뿐만 아니라 양계산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당초 HPAI 발생농가 반경 500m내까지 실시하려했던 살처분 범위를 3km로 확대하고, 10km내는 가축·차량 등의 이동제한과 가축방역관의 지도·감독 하에 사육 닭·오리 등의 반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살처분 실시에 있어 방역인력 부족문제와 대상농가에 대한 시가기준의 보상금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11월 30일 완료된 1, 2차 발생지역 5농가(15만5000마리)에 대한 살처분 실시에도 인력 부족의 어려움을 겪었는데 앞으로 남은 35농가(60만9000마리)에 대한 방역인력을 얼마나 신속히 확보해 처리할 지 의문이다. 또한 피해농가에 대한 보상 기준을 시가가 아닌 생산원가로 정해 실질적인 농가보상이 되도록 해야한다고 관련업계 관계자들이 입을 모았다. 전북 익산의 한 농가는 “현재 AI 발생 소식 때문에 육계시세가 640원(kg당)까지 하락했고 앞으로 더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인데 시가로 보상한다는 게 말이 되냐”며 “최소한 생산원가(1100원) 수준의 실질적인 피해보상을 해 달라”고 말했다. AI 발생 이후 양계소비시장이 급격히 위축돼 최고 50%에서 30%까지 소비가 하락 등 전체 양계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 정읍의 한 농가는 “전주에 나가 대형유통업체인 K마트 계육코너에 가봤더니 생닭이 한 마리도 없이 텅 비어 있더라”면서 “이유를 물었더니 생닭은 나가지도 않아 코너를 비웠다는데 너무나 분하고 속상하더라”고 털어놓았다. 정창락 농협 하나로마트 축산담당자는 “AI 발생보도 이후 소비가 30~40%하락했다”면서 “언론에서 익혀먹으면 안전하다고 해도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건지 생닭 구매자체를 꺼려 할인판매를 실시하고 있지만 소비회복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