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딸 광우병으로 잃은 자넷 깁슨씨 방한

영국정부, 국민건강보다쇠고기 산업 피해 우선시병원도 환자 거부 '울분'광우병 공포는 진행형 인간 광우병으로 죽는 사례가 다시는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것일까. 지난 23일 민주노동당이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한 '광우병 피해자와 전문가에게 듣는다'에 참석한 자넷 깁슨 씨는 2003년 당시 13세였던 딸 조안나 양을 광우병으로 하늘나라에 보냈지만 시종일관 침착한 모습이었다. 그녀가 밝힌 인간 광우병의 참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보다 더욱 심각했다. 활발하고 똑똑했던 조안나 양에게 인간 광우병 증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 2000년. "자전거, 수영, 말타기 등 활동적이고 공부도 잘했던 조안나에게 2000년 여름 수학시간에 자기 손에 컴퍼스를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처음에는 13세 여자아이의 한 과정인 줄 알았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 후 소극적으로 바뀐 성격은 정신적 질환으로 이어졌고 운동기능장애도 발생, 결국 휠체어에 의존하게 된다. "병원과 보조의자에서 생활한 조안나는 뇌의 통증이 심해졌으며 대·소변도 못가리고 음식 섭취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2003년 1월 뇌가 멈춰서 사망했지만 다른 사람처럼 음식공급을 강제로 중단시켜 죽이지 않은 것만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한숨을 내뿜는다. 하지만 그녀가 죽기 전까지 보여 온 영국 정부의 미비한 대응과 차가운 주변 인식은 딸 아이를 잃은 그녀의 슬픔을 더욱 배가 되게 했다. "영국 정부가 국민 건강보다는 기업이해관계와 쇠고기 산업의 피해를 우선시했기 때문에 일관되게 충분하지 않은 조치를 취했다"면서 "환자 자체를 병원이 거부하기도 해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광우병 피해자 가족들은 모임을 형성, 정부에 적절한 치료 등을 끊임없이 요구해 상당 부분 수용됐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도 광우병 공포에 대한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90년대 초에 나타난 인간 광우병. 끝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혈 통해 전염이 가능하기에 미발견 환자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인간 광우병에 대한 임상실험결과는 병의 진전을 늦출 뿐 결과는 항상 같다"고 말하며 광우병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그녀는 강조한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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