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기술만 개발…실제 산업화 ‘먼 길’

‘50억원이 700억원 시장으로...’ 우황청심원으로 유명한 광동제약㈜이 지난 2005년 옥수수수염차를 시장에 내놓고 3년만인 올해 매출목표로 세운 수치다. 옥수수수염이 한방재료로 몸에 좋다는데 착안, 제품화를 서둘러 얻은 성과다. 같은 회사에서 내놓은 비타500이란 음료 또한 원료가 농축사과로 1000억원 시장규모로 탈바꿈했다.

●바이오    동식물 기능·정보 활용 의약·환경 등에 적용
●미용       유기농·한방원료 등 천연재료 제품 개발 ‘붐’
●건강식품 꾸준한 상승세…미용식품 등으로 범위 넓혀 

또한 사례로 ‘꽃을 든 남자’로 이름난 화장품 회사인 소망화장품㈜는 홍삼에서 추출한 Rg2 라는 주름제거 효과가 뛰어난 원료(kg당 5억상당)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있고 유용성 감초 추출액 등을 활용해 미백효과가 뛰어난 화장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새싹 전문회사인 에코스프라우트㈜는 자생식물인 모시대(잔대)로 미용식품소재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연구를 학계와 공동으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농업바이오산업 시장

새 정부들어 농업을 1+2+3=6차 산업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자주 거론되고 있지만 이미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농산물 원료를 활용한 다양한 고부가가치 상품개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그 분야도 단순 식품을 기능성화 한 제품부터 미용과 의약, 환경, 바이오 등 적용범위가 점차 넓어지면서 매출 외형도 커지고 있다.

그 중 바이오산업 분야는 세계 시장규모가 2005년 기준 910억달러로 2015년이 되면 3000억원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산업은 동물과 식물, 미생물 등의 기능과 정보를 활용해 의약과 환경, 식품 분야에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대표적 시장인 제약분야의 경우 미국시장이 주류를 형성하면서 유럽과 일본이 가세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연간 4~5조 시장으로 초보적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선진국과의 제휴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미용분야는 떠오르는 시장이라 할 수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도 소비자들이 웰빙바람을 타고 유기농 원료나 한방 원료 등 천연재료를 이용한 제품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01년 기능성 소재에 대한 법제화가 추진되면서 원료 추출물의 효능과 효과를 갖춰야만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세계적 유명 화장품 업체들도 천연소재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경제성장으로 각종 성인병이 증가함에 따라 예방의학 기능 측면에서 시장규모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건강기능식품의 시장규모는 약 3조원으로 2001년도 1조1000억원 대비 2.7배 가량 상승했다. 매년 다양한 제품의 출시 등으로 연간 1% 가량의 무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체 시장은 꾸준한 상승세다.

이러한 건강기능식품의 포화는 미용식품이란 새로운 틈새시장로 이어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미용식품 시장이 5조원 가량으로 이미 2002년 세계 시장규모인 4조5000억원을 뛰어넘을 정도라는 것이다. 일본도 2006년도 기준 피부미용식품 시장규모가 4862억원 규모로 2004년 대비 15.5%로 증가했다. 쌀을 예로 들어보자. 80kg 쌀 한가마가 15만원이라 하면 이를 떡으로 만들어 팔면 아마도 80~100만원의 수입이 전망된다. 여기서 쌀음료를 만들거나 쌀피자, 쌀과자 등 가공상품으로 만들 때 그 가치는 500만원 내외로 증가할 것이다. 요즘 인기가 많은 기능성쌀로 만들거나 미용식품과 약용으로 개발돼 이용된다면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이렇듯 다양한 가공품 개발로 가치가 높아지는 시장에 식품회사는 물론 제약과 유통업체, 화장품회사 등 다양하게 참여하고 국내에서는 CJ, LG, 롯데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연구와 제품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능성식품과 화장품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경희대학교 정세영 교수는 “한국의 자생식물은 희소가치 뿐 아니라 친환경 소재로 관심이 높다”며 “일본의 유명 화장품회사의 경우 이 같은 천연소재로 제품을 만들어 자국 뿐 아니라 세계적 상품으로 육성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국내의 자연친화적 제품원료의 부가가치 창출이 충분히 가능함을 내비쳤다.

또한 충북 제천의 백영식 씨(한국나무나라 대표)도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자생 풀꽃나무가 2400여종에 이르는데 이들 약용식물들이 오천년 역사에서 각종질병의 자연요법으로 이용돼 왔다”며 “이러한 우리 고유의 약용식물을 최첨단 천연농법으로 길러 성분을 검증한 후 바이오상품으로 만들어진다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에 처한 농촌산업을 미래 블루오션산업으로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게 백 씨의 설명이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프랑스의 포도주는 단순한 생산개념이 아닌 ‘보졸레 누보’라는 브랜드로 더 유명하다. 전 세계 고급 레스토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이 포도주는 깊은 맛과 브랜드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으며 이제는 판매점 이벤트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높이는 상품으로 변모했다. 물론 프랑스 현재 포도주 농장 견학과 컨설팅 등 또 다른 부가가치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 걸림돌·발전전략은

대규모 생산단지 조성…국산 원료수급 안정화
식품·제약·관광 넘어 문화·예술까지 연계 꾀해야


우리 농업·농촌의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당위성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아직 초보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스스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농림바이오 기초·응용 연구실적은 있으나 후속 연구개발이 부진해 실제 가시적인 산업화로 이어진 사례가 적다는 것이다.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출발해 원천기술을 만들어 놓고도 이를 제대로 활성화하지 못한 결과다.

무엇보다 농업분야에 있어서는 가공식품의 개발 등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가능성보다는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여건이 극히 미흡하다는 것이다. 한 예로 언급한 옥수수수염차의 경우 시장규모가 증가하면서 국내 원료수급이 어려워 현재는 물량공급와 가격경쟁력이 유리한 중국산으로 대체했다. 음료에 쓰이는 농축사과 역시 뉴질랜드산을 쓰는 경우도 많다는 것. 기타 매출규모가 큰 제품의 경우 당장 국내 원료수급이 큰 문제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건강식품을 생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원료수급이 어려워 수입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에서 다양한 원료가 개발되고 공급이 이뤄질 때만이 우리 농업은 물론 타 산업의 발전이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발상의 전환과 내수기반이 조성된다면 충분히 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농업바이오산업에 관계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우리 원료를 이용한 제품기발도 중요하지만 2~3차 가공까지 염두해 둔다면 국내 대규모 생산단지가 조성돼 안정적인 원료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지자체가 중심이 돼 지역별, 품목별 집중 생산시스템과 산지에서 1차 가공을 통해 2~3차 가공산업과 맞물릴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바이오산업 발전을 농업계만이 아니라 의학과 식품 등을 포괄한 타 산업과의 융복합화로 해결해야만 부가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농업의 1.5차 산업화라는 추진과제라는 연구에서 “농산물을 단순한 먹거리라는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며 “농업을 식품, 제약, 유통, 관광, 레저 등을 포함한 관련 사업과의 연계는 물론이고 예술, 문화 분야하고도 연계를 모색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食(Eat)과 樂(Entertainment)가 조화된 Entertainment 산업이 농업이라는 얘기다.    

최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농업의 가치를 60조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30조를 밑도는 농업의 가치를 두 배 이상 올릴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농업의 신부가가치 창출은 그 대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발굴하고 발전시키느냐에 달려 있다는데 대답이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농업이 첨단산업으로 인식될 것이기 때문이다.

# 농림 바이오산업 육성 정책

올해 지원 예산 80억원 신규 확보
2007년까지 72개 과제 진행 계획

농림분야 바이오산업 시장 규모는 2006년 기준 1조6000억원으로 국내 바이오산업 총생산 3조2000억원의 51.6%를 차지한다. 주로 기능성식품, 형질전환 신품종, 생물농약, 동물질병 예방·진단·치료제 등이 해당된다.

정부는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지난 1994년부터 2007년까지 7390억원의 연구개발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농림기술개발 280여건, 바이오그린21 130여건, 수의과학기술 90여건 등의 결과를 냈으며 지역바이오센터, 바이오클러스터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농림바이오기술산업화지원사업 총 80억원을 신규로 추진해 2017년까지 진행할 예정으로 72개 과제가 접수된 상태다.

앞으로 산업화 중심의 농림바이오 R&D 활성화를 추진키로 하고 산업화 가능기술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우수 과제 선정을 위해 다양한 평가위원 확대와 외부 기술평가 전문기관의 자료 활용, 농림업연계와 시장 등의 비중을 높이는 등 과학적인 선정평가를 추진할 방침이다. 2009년부터는 바이오 기술금융 전용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우수 농림바이오기업에 대한 마케팅 지원도 실시한다.
홍치선hongc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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