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전문가 컨설팅 강화…주민 중심 사업 꾀해야”

산림청이 추진하고 있는 산촌생태마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산촌주민 중심의 사업 전개와 내실화를 위한 전문가 컨설팅의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마을주민들의 사업 참여 극대화를 위한 교육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본보와 산림청 주최로 충북 제천시 명암리 마을에서 갖은 ‘산촌생태마을 사업의 성과와 추진과제’라는 제목의 현지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모두 의견을 같이했다. 주요 좌담회 내용을 요약·정리한다.

홍보 확대·지역 주민 소득창출에 집중 필요
마을 역량 엄정 심사 후 사업대상 선발해야
‘산촌사업’ 중요성 인식…정책적 지원 시급


참석자 : 서정원 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좌장), 유준상 대원과학대학 교수·충북도 자문위원, 안찬수 에코필 대표·전북도 자문위원, 최영락 명암리 산촌생태마을 대표, 김준해 강원도 산림관리과 사무관, 함대희 제천시 지역개발팀장, 정광위 명암리 산촌생태마을 감사, 류순재 명암리 부녀회장, 조병찬 산림청 산촌소득팀 사무관

▲서정원=최근 새 정부가 실용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각 분야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산림청에서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산촌생태마을도 실용이란 측면에서 새롭게 점검하고 마을주민들의 얘기를 통해 보다 발전적 대안을 찾고자 오늘 좌담회를 갖고자 한다.

▲유준상=모든 개발 사업에서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개발방식을 보면 관주도뿐 아니라 민간주도, 민간기업 방식, 혼합된 방식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돼 추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제천시 명암리 마을은 추진주체가 지역주민으로 법인 설립을 통해 지역주민의 갈등과 잡을 없애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본다. 많은 마을 가운데에서 명암리 생태마을은 농산촌마을 개발에 있어 교과서적 사례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 추진과제를 진행하는데 있어 마을마다 형편이 다르고 리드쉽과 안목이 다를 수 있다. 지역주민들의 화합여건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교육은 물론 전문가의 참여가 요구된다. 산촌생태마을의 교육 닥터(의사) 형태의 지속적인 관심과 아이디어 제공, 점검 등이 필요하고 지역주민 대표들의 모임과 벤치마킹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안찬수=1995년부터 시행한 곳이 153개 마을로 시험적 입장에서 진행하다 보니 미흡한 것이 많았다. 과도기를 거쳐 지금부터는 전국의 4065개나 되는 전체 산촌마을을 대상으로 잘 발전시켜야 한다. 산촌생태마을사업은 산림청에서 유일하게 산촌주민의 소득을 높여주는 사업으로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외부 홍보가 미흡한 실정이다. 외부에서는 내용보다 가시적 모습만 보고 평가하기 때문에 다소 부실한 사업으로 인식될 수 있다. 적극적인 홍보가 요구된다.

이런 사업들이 아주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데 실질적 문제에 대한 접근이 미흡했다. 올해 지정마을에 대한 인센티브제를 처음 도입, 12년만에 실질적 평가가 이뤄지는 등 그동안 관리가 부족했다. 이제는 산림보전 중심이 아닌 산촌주민들의 공존생존방식과 소득창출을 할 수 있는 사업을 확대하는 쪽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최영락=그동안 농촌사업의 공통적 문제는 정부 예산을 따내는 것은 물론 행정처리 등에 급급해 정작 사업이 지속적으로 발전되지 못했다. 그리고 대다수 주민들이 피동적이다. 마을 역사상 가장 큰 돈이 들어가는데 남의 일처럼 느끼는 등 잘못된

관행이 남아 있어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해결 과제 중 하나다.

마을사업은 사업자 중심으로 진행하면 참여도가 낮기 때문에 법인을 통해 절대다수 주민을 많이 참여시켜야 한다. 공동체가 무너지면 마을이 발전할 수 없다는 인식을 확대하고 법인을 통해 사업의 주체성과 책임성을 명확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농민들은 식품을 생산하는 기능이 있는데 부가가치가 낮은 게 문제다.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은 농민 손을 떠나 있기 때문에 소득창출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도시민들은 건강한 생태건축을 원하고 있는데 편리성과 단열성만을 위해 시멘트와 판넬 등을 통한 건축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명달리에서는 행정기관과 마을주민, 전문가들 똘똘 뭉쳐 생태 중심의 직접 건축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법인을 만들고 생태건축을 마을주민이 직접 시공하니까 산채장터마을 등 후속사업이 들어온다. 사업을 2~3년 진행하다보니 행정기관에서도 확신과 임음이 높아져 관련사업을 제시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산림정책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산촌주민들이 소외된 경향이 있었다. 숲 나무심기, 산불방지, 휴양림 등이 도시민에게 각인돼 있으나 산촌주민들이 실제 넓은 산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산촌마을주민들이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고 산림행정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김준해=산촌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행정조직에서는 산촌소득팀이 없어지고 휴양등산과로 합쳐졌다. 산촌업무가 휴양이나 녹지업무와 함께 내부에 흡수되는 사례가 있는데 산촌을 중요하게 내세우기 위해서는 산촌휴양팀(과)으로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매년 산림행정 평가를 받는데 평가항목에 산촌사업업무가 빠져 산촌사업에 대한 중요성이 불식될 수 있다. 진짜 중요하다면 평가항목에 포함돼야 한다. 아울러 새 정부들어 국정과제 중 산림청 과제를 보면 산촌이 빠져 있다. 국정과제지표에 산촌이 포함돼야 산촌생태마을사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산촌생태마을사업을 진행하면서 홍보 등 사후관리가 부족했다. 공무원들로서는 담당인원도 적고 여러 가지 업무로 전문성마저 떨어지는 등 사후관리에 한계가 있다. 때문에 전문지식을 갖춘 전문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문단을 구성해야 하고 다른 사업과 마찬가지로 균특회계를 통해 자문단운영컨설팅을 조성완료지역에 한해 실시토록 했으면 한다. 

이밖에 산촌이 어떻게 조성되고 국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홍보를 확대해야 한다. 해양, 탄광, 농촌체험 등 형태별로 구분해서 홍보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각 분야 관계자들을 부락으로 초청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홍보방법도 요구된다.

▲함대희=농촌과 산촌사업 추진하면서 보면 산촌생태마을은 제천시에서 2개 마을이 이미 완성됐고 최근 명암리, 오미리 등 2개가 완성돼 전체 4개 중 2개 마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명암리 마을은 성공적이라는 도내 평가를 받고 있어 우리 시에서는 후보대상마을들이 명암리를 배우자고 하고 있다. 지역 선도마을을 보람 있게 생각하고 운영관리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소득 부분에서 1차 산업이 2-3차로 전환해야 하는데 농촌 인적자원이 열악해 변화를 시도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사업 진행과정에서 실패나 성공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조성사업에 대한 실패사례도 있지만 운영의 실패사례도 많을 수 있다. 농촌마을사업도 초기단계에서 운영의 미숙, 운영의 참여인적구성, 마케팅 취약해서 실패사례 많이 발굴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서 오히려 성공사례보다 실패사례에 대한 정보를 많이 공급했으면 좋겠다.

지자체 입장에서 보면 각 마을별로 사업을 유치하는데 급급해서 마을 실체 역량을 제대로 파악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마을 선발시 지자체 안배보다는 엄정한 심사로 역량 있는 마을을 뽑아야 할 것이다.   

▲정광위=오늘의 명암리 산촌생태마을이 있기 까지는 주민들의 참여 뿐 아니라 중앙정부, 지자체 관계자 모두 지원하고 도운 결과로 평가된다. 우리 마을은 대표의 행정 경험과 운영으로 원활히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주민들이 처음 경험하는 사업이고 다른 지역의 실패사례로 부정적 시각도 많았다.  사업초기에 협력이 제대로 안돼 개인 이기심과 마을 자체의 집단 이기심이 발동되기도 했다. 그러나 2-3년간 추진하면서 작게나마 경험을 통해 이제는 협력정신이 많이 개발됐다. 아직도 이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을 전체가 법인으로 구성돼서 점차 참여도가 많아지고 있다. 2차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많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주민 참여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바라고 싶은 것은 산촌생태마을이 선정 이후 마을주민을 대상으로 사업이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뒤따라야 한다.  

▲안찬수=지금 전체 국가와 산림청을 바라보는 것이 엇박자다. 전체 산림 64%인데 전체 예산은 0.6%를 못 벗어나고 있다. 또한 새 정부 통합흡수 과정에서 산촌마을을 휴양쪽에 역점을 두고 합병하는 오류를 지적하고 싶다. 중앙정부는 예산을 많이 책정해야 하는데 산림청이 먼저 바뀌어야 본다.

현장에서 보면 마을의 컨설팅 계획을 세울 때 전문가가 참여가 구조적으로 어렵게 돼 있다. 비전문가가 컨설팅에 참여해 마을 구성 후 결과가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가 참여하는 제한입찰이나 전문적 식견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도시민들의 귀촌이 늘고 있는데 그 대상이 산촌이다. 귀촌을 잘 흡수할 수 있는 준비가 요구된다. 산림청은 국가 균형발전과 균형이용 측면에서 제도개선과 산촌생태마을사업의 담당팀을 보강하고 도시민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영락=컨설팅 문제를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농업을 잘 모르는 사업자가 컨설팅 맡고 있다. 이것을 근본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 마을주민들은 완결된 컨설팅을 원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들은 하드웨어만 생각하고 있어 실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뒷전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보리밥 사업을 하려면 보리밥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문제다. 자격보다는 내용이 중요하고 일부 지자체 사례를 다른 지자체에서 비슷하게 컨설팅 하는 사례도 근절돼야 한다. 

산촌생태마을사업이 지속사업으로, 종자사업으로 2-3차 장기비전을 두고 갈 수 있도록 마을주민과 행정이 염두하고 진행해야 한다. 포탈사이트를 통한 도시민 홍보는 물론 각 도별 수목원을 산촌마을과 연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촌주민이 중심이 되는 산림정책이 요구된다.

▲류순재=산나물이 웰빙시대 맞춰 친환경 먹거리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곰취, 곰달비 등 상품을 만들어 봤는데 반응이 좋고 수익도 된다. 산나물 약초 등을 지역주민이 상품화해서 팔 수 있는 후속지원 사업이 뒤따랐으면 좋겠다. 산나물의 생리를 보면 나무만 정리하면 나물이 자라난다. 생태적 자연조건을 유지하면서 채취단지를 조성하면서 주민들의 소득원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조병찬=산촌생태마을이 더욱 잘 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은 물론 지적사항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우선 전문가 풀을 보완해 산림청과 지자체 컨설팅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주민역량 강화를 위해 중앙단위의 농한기 집합교육 이외에도 권역별 현지 교육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사전설계를 추진하는 마을을 우선하여 추진하겠다. 예비선정제도 지속적으로 추진, 강화하여 마을간 선의의 경쟁시스템을 정착시킬 것이며 사업추진역량과 추진의지가 있는 마을 우선 지원토록 하겠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시한 산촌생태마을 예비선정제로 인해 산촌주민들의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림청에서도 산촌주민들의 삶의 터전인 정주공간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산촌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의 맥이 이어지고 소득이 높아질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 

▲서정원=산림청은 제도와 예산 문제 해결해야 하고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한다. 지자체 역할도 맞물려 가급적 네트웤 해서 홍보가 되고 사업이 진행돼야 시너지 효과가 높아질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 1995년 시작해 10년 넘었고 성과에 대한 결과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역개발의 모형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치선hongc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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