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성 본사 전문위원

MB정부가 농림부를 수산부와 합치고 농림수산식품부로 개편하더니 해남에서 참다래유통사업단을 성공시킨 정운천씨를 장관으로 내정했다.

이 사건은 한국 농업의 방향을 결정지은 중대한 사건임에 틀림이 없으며 새로운 정부가 추구하고자 하는 일을 수행함에 있어 틈새시장의 개척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매우 적절한 일이지만 전체 농민을 대상으로 할 때에는 엄청난 구조조정과 양극화에 따른 농민의 소득감소로 연결될 소지가 많아 정책방향에 따른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농산물 공급과잉시대에 단순히 산물 생산이 아니라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는 차별화하고 가치 창조를 할 수 있는 기업의 경영기법을 도입해 현재의 농산물 시장구조의 틈새를 찾아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외국산 키위의 수입과 무리한 유통과정에서 일부 비판도 받았지만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참다래유통과 세척고구마 등으로 사업적 성공을 거둬 농업분야 CEO로 이름을 높였다. 정 장관은 새로운 컨셉으로 기호 건강식품으로 만드는 등의 성과를 거북선농업으로 주창하기도 했다.

우리 농업이 앞으로 살아갈 길은 농민 스스로가 농사를 지어 농산물 상태로 헐값에 팔아 치우는 식으로는 국가도 단체도 농민을 살릴 수 없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그 지역에서 농사지은 농산물을 캐터링 하고 1차 또는 2차 가공을 해서 직접 소비자에게 소비시키는 농사를 해야 소득을 높이고 살아남을 수 있다. MB정부는 이런 농민에게 적극적으로 직·간접적인 지원을 할 계획임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새로운 장관 또한 이 일을 몸소 실천해서 지역 농업을 살린 장본인이라고 판단해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수의 농민은 시장개방으로 인한 무한경쟁의 상태에서 하루아침에 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릴 것이다. 국제 곡물가가 폭등하고 식량안보가 위협받고 있는 애그플레이션(Agflati on)의 시대를 맞아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농민의 소득보상을 위한 정책의 소외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분야의 정책대응은 결코 무시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경쟁력 강화와 3차산업화를 통한 부가가치의 증대 등을 위한 노력이 등한시되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기호와 안전성 강화를 찾아 품질을 고급화해 해내는 것은 기본이고, 바이오첨단기술의 도입, 신선화를 위한 급속냉동 등 저장기술의 강화, 마늘식초 등 신 식품의 개발, 학교급식 등 대규모 급식의 로컬푸드화 전략, 농촌어메니티 강화를 통한 신소득원 개발, 지역산업 클러스터화를 통한 공급대응전략의 수립 등 다양한 농업·농촌 회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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