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룡 전국사회부 기자

오이 맛 풋고추(일명 아삭이 고추) 종자분쟁을 취재하면서 ‘오추’라는 품종이 조생종인지, 중만생종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종자원에 문의를 했다.

품종생산·수입판매신고서류에 기재돼 있지 않아 확인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카탈로그에도 없느냐고 되물었다. ‘오추’ 카탈로그가 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며 종자회사 문의가 빠를 것이라는 것이다.

중만생종이라는 종자회사 관계자의 말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한 문의였는데 답답했다. 기자가 이같이 답하는데 농민들에겐 오죽 하겠는가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종자원 관계자는 현장 방문을 하고도 ‘오추’ 품종이 종자회사말대로 중만생종인지를 궁금해 하는 농민들에게 확답을 주지 않았다. 농민들이 정보공개청구를 하고서야 품종생산·수입판매신고서를 공개했다. 이 문서에는 ‘오추’의 품종특성이 조생종으로 명확히 기재돼 있었으며, 사진이 수록된 카탈로그도 신고 시 구비서류로 돼 있었다. 또한 종자원은 5월 19일 고추 시료를 채취해갔으나 분석 작업은 진행하지 않고 있었다. 서면으로 분석의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구두접수로는 부족하니 서면접수를 하라고 시료를 가져가면서 안내해 주지 않을 바엔 시료를 가져가지 말았어야 했지 않는가?

과연 누구와 공유하기 위해 가져간 시료냐는 의혹이 나옴직한 대목이다. 하루빨리 물증 확보를 한 후 고춧대를 뽑아내길 바라는 피해농민들은 6월 초가 돼야 종자원에 시약 확보가 가능하다는 말에 더욱 속이 탄다. 국립종자원의 대 농민 서비스를 개선해주길 바란다.
구자룡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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