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CNN은 미국의 검역체제 붕괴를 지적하며 쇠고기 로비단체인 미국축산협회 출신이 농무부의 고위직에 대거 진출했다는 점을 비판했다. 도축장의 위생 점검을 규제해야 할 고위공무원 자리를 축산협회 출신이 포진해 축산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축산협회(National Cattlemen’s Association) 회장출신 조앤 스미스는 미국 축산업계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1989년 부시 행정부 농무부에서 마케팅과 검사 서비스를 담당하는 차관보에 임명됐다. 그는 축산협회의 요청으로 SRM(광우병 유발물질)이 다량 섞여 문제가 되고 있는 ‘선진 회수육(Advanced Mest)’의 유통을 허용했다고 한다.

2003년말부터 한국 쇠고기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척 램버트 차관보도 미국육우협회(NCBA)에서 15년이나 타이슨푸드, 카길 등 다국적 거대기업을 위해 일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농무부와 무역대표부(USTR)의 농업통상자문위원회(APAC)의 육류산업통상정책위원회 위원장으로 활약했으며, 대통령 직속 통상정책·협상자문위원회(ACTPN)의 위원으로 미국 축산업계의 이익을 대변해왔다.

우리는 어떤가. 한미 쇠고기협상에서 농업전문가가 아닌 외교통상부 외교관 출신인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을 협상대표자로  임명함으로써 국민위생보다는 통상우선의 협상이 이뤄질 소지를 열어 놨다. 이에 우리는 한·미FTA 비준을 위해 무리하게 쇠고기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우려했고 그 우려는 현실이 됐다.

미국 스스로가 비판하고 있는 자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우리가 간과하고 넘어간다면 우리 국민들의 반발은 더욱 드세질 것이다. 방법은 단 하나, 미국의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난 후 정부가 확실하게 대응해줄 것을 간절히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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