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국의 쇠고기 안전성과 관련, 우리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지지했다고 한다. 우리 정부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국민건강이 위험에 처한다고 판단되면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입장 표명이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국제수역사무국이 미국의 광우병 지위를 변경하지 않는 한 수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한미 쇠고기 합의와 달라 논란이 제기돼왔던 부분이라 미산 쇠고기 파동도 향후 새로운 국면을 맞게될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미국이 우리의 입장을 들어준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한 달 가까이 지속되어 온 미산 쇠고기 파동을 잠재울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한미 쇠고기협상 결과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오해가 여전히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히지 못하면 이를 치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국무회의에서 국민건강과 식품안전에 관한 문제는 정부가 사전 사후에 국민과 완벽하게 소통해야 하는데 다소 부족한 점이 있지 않았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지만 이것만으론 성난 농심을 달래기엔 역부족이다. 한미 쇠고기협상은 총체적 부실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우리 정부가 협상 내용을 정확히 알고 대응해도 어려웠던 판에 동물성 사료규정의 영문을 오역하는 어처구니없는 우를 범해 더욱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어떻게 이런 우를 범했는지 국민들에게 정확히 밝혀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도 밀어 부치지 말고 충분한 여론 수렴 기간을 가져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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