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 산업부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축산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왜곡된 정보만을 얻은 것 같아 안타깝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포천의 한우농가를 다녀간 다음날 포천의 한 농가는 전화를 통해 앞뒤가 맞지 않는 이명박식 말바꾸기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동시에 표출했다.

지난달 21일, 일본을 방문했던 이 대통령은 도쿄의 한 호텔에서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쇠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도시 근로자와 소비자들이 값싼 고기를 먹도록 한 점도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6일 후 포천에서는 “일본의 화우 한 마리는 가격이 1억원 하는 소도 있다. 국민소득 4만달러가 되면 비싸도 좋은 고기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값비싼 쇠고기를 먹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던 그가 일주일도 채 안돼 화우를 예로 들며 한우도 비싼 고기로 경쟁력을 찾으라고 운운한 것이다. 축산농가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이후 국민들의 저항이 거세지자 말을 바꾼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국내 조사료 자급률 확대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또 “포천이 이모작이 가능하다, 유휴지 활용이 가능하다” 등의 정보도 얻어갔다. 하지만 포천 축산농가들은 경기 북부지역은 기온이 낮아 사실상 이모작이 힘들고 임대비도 3.3㎡당 600~1000원으로 작물을 심어봤자 남는 것이 없다고 반박한다.

광우병 위험이 높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진 직후 이명박 대통령은 한우농가를 방문하는 등 직접 불끄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어려움을 겪고있는 대다수의 농가들은 외면하고 잘 나가는 일부 농가만을 방문, 정작 문제의 본질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왜곡된 정보를 토대로 향후 대책을 꾸려나가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또 시간이 흘러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반발이 수그러든다면 그나마 축산농가에 대한 관심마저 사그러들지 않을지 이 또한 걱정된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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