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철 서울장신대학교 교수

섬진강 물길과 지리산이 만나 자연의 아름다움이 극치를 이루는 곳, 경남 하동군 화개에는 화개에는 하늘이 내린 선물인 참새 혓바닥을 닮은 어린 녹차 잎을 따기 위해 야생 차밭에 아낙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손으로 한 잎 한 잎 따서 여러 가지 제다과정을 거쳐 생산된 녹차와 발효차 등은 노화를 억제시키고 건강을 이롭게 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수명을 뜻하는 한자어로 최고령의 위치를 차지하는 말은 88세인 미수(米壽)도, 99세인 백수(白壽)가 아니라 108세를 말하는 차수(茶壽)인 것이다. 일본 시즈오카 현의 나카가와네 마을은 녹차 재배마을이자 일본에서 녹차를 가장 많이 마시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일본에서도 장수마을로 알려져 있으며 마을주민 6,500명중 90세 이상 노인이 100여명을 넘는다. 이 마을 노인들은 게이트볼 등 게임과 활발한 생활을 하면서 일상적으로 녹차를 즐겨 마신다. 녹차는 하늘이 준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역사의 향기와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 강원도 영월, 화천 등은 우리나라 잡곡 주산지로 유명하다. 이제는 땅이 준 선물인 잡곡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잡곡이 몸에 좋다고 체계적으로 언급된 문헌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의학서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 잘 나타나 있다. 이 황제내경은 한의학 이론의 뿌리가 되므로 한의학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중에서 으뜸으로 꼽히고 있다. 잡곡의 역사가 오래되긴 오래된 모양이다.

요즘 웰빙 문화의 확산으로 쌀에 다른 곡물을 섞어 먹는 혼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잡곡은 막연히 섞어 먹으면 좋을 것으로 생각할 뿐 어떤 비율로 섞는 것이 좋은지 아직 뚜렷한 기준이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 농촌진흥청에서 황제내경(黃帝內經), 식품성분표, 국내논문, 한국자연치유교육협회 자료를 분석해 한국인에게 맞는 최적의 잡곡 혼합 비율이 담긴 잡곡이용 건강관리 『기능성 잡곡! 알고 드시면 건강해집니다』리플릿을 제작하여 소비자단체, 농협, 유관기관 등에 배포했다고 한다.

그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한국인에게 맞는 표준 잡곡 비율은 쌀 70%, 잡곡 30%다. 잡곡은 다시 12등분해 팥(보리)·수수·현미·쥐눈이콩이 각각 1, 기장(찹쌀) 2, 옥수수(녹두, 조) 6으로 비율을 맞추면 된다.

특히 이 리플릿은 잡곡의 기능성과 몸의 이상 증상에 따른 식이요법 또한 체계적으로 분석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생활습관병 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한 자연치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산 잡곡 소비촉진을 통해서 국민의 건강증진과 농업인 소득증대 등에 힘쓰는 정부기관에 국민을 대신해서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한다.

  웰빙 시대! 하늘이 준 선물 ‘차’(茶)와 땅이 준 선물 ‘잡곡’으로 농적건강(農的健康)과 농적행복(農的幸福)을 다시 한 번 챙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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