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하이푸드와 제니스유통을 방문해 식육이물검출기를 활용한 뼈조각 검출시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농림부가 미산 쇠고기 살코기 내에서의 뼈조각 검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식육이물검출기 활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져 정확한 검사가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홍수 농림부장관은 지난달 30일 성남 소재 하이푸드와 광주 소재 제니스유통을 방문, 식육이물검출기를 활용한 뼈조각 검출 시연과정을 지켜봤다. 호주산 쇠고기 제품에 2mm~15mm 등 다양한 크기의 뼈조각을 넣어 시연한 결과, 뼈조각이 확인되자 박 장관은 69개 검역시행장에 의무화 등의 조치를 통해 설치할 것을 지시했다. 시행장별 8명의 인력을 4명으로 줄일 수 있고 8~10시간 소요되는 검사시간도 2~3시간으로 단축하며 3mm의 뼈 검출도 가능하는 등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모든 검역창고에 이 기계의 설치를 의무화시켜 빠른 시간안에 적용시켜야 소비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검사의 정확도가 낮다며 작은 뼈조각까지 검출이 가능할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다. 이 날 시연회에서도 15kg짜리 10박스에서 뼈조각을 검출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됐고 2mm 크기의 뼈조각을 넣고 기계를 가동하자 처음에는 확인이 되지 않았다. 또 이 기계는 당초 육가공제품인 햄, 소시지 등에서 이물질을 검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사용 목적도 다르다는 것. 특히 대당 가격도 국산 9000만원, 일제 1억7000만원, 영국제 1억2000만원 등 고가여서 대부분 영세업체인 수입업체가 설치를 하기도 어렵고 기계 생산업체도 국내 2곳, 수입업체 2~3곳에 불과해 모든 검역시행장에 공급하려면 시간도 상당히 소요되기 때문이다. 박봉수 하이푸드 대표는 "미국에서는 10곳 중 한 곳의 작업장에서 이 기계를 설치했지만 효율은 엄청 떨어진다는 것이 그들 설명"이라고 말했다. 경기지역 A수입업체 관계자는 "규모가 있는 검역시행장의 경우 한 곳에 3~4개를 설치해야 하는데 기계 가격이 만만치 않아 정부지원이 없는 한 업체들이 투자를 통해 설치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도 "미산 쇠고기로부터 국민의 안전성을 보장하려면 정확도가 거의 99.99%에 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검역시행장을 보유한 업체들이 난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미산 쇠고기 내의 뼈조각 검출을 위해 정부가 기계설치 의무화 등의 제도적 장치 또는 자금지원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강문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원장은 "예산은 약 5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부의 지원이 일정 부분 이뤄져야 전 검역시행장에 설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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